서울 남산 오르기 쉬워진다 … 10월 무장애 '하늘숲길' 선봬

서울시가 남산의 가파른 경사와 좁은 보행로를 개선해 '남산 하늘숲길'을 조성하고 오는 10월 개방한다고 25일 밝혔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1.43㎞ 길이의 무장애 숲길을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기존 숲길은 단압현상으로 바닥에 나무뿌리가 툭툭 튀어나온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사람이 많이 다니면서 토양이 침식되고 단단하게 눌려 나무뿌리가 지표면으로 드러난 것으로, 나무 생육을 어렵게 한다.

시는 이를 해결하고자 나무데크를 설치해 숲길을 조성할 예정이다. 데크를 들어 올려 설치하는 방식을 적용해 자연 지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보행자 편의를 고려한 친환경 탐방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기존 숲길의 급경사를 완만한 데크길로 정비해 휠체어 이용자 등 보행약자도 부담 없이 남산을 오를 수 있게 설계한다.

남산 하늘숲길은 용산구 후암동 체력단련장에서 남산도서관까지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다. 시는 서울 도심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숲길을 따라 걸으며 한강과 관악산까지 조망할 수 있는 전망 공간을 곳곳에 배치할 예정이다.

남산선셋전망대는 유리 펜스를 활용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개방감을 선사하는 스카이뷰 포토존으로 조성한다. 계곡전망다리는 메타세쿼이아 숲을 배경으로 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로, 피톤치드 선베드는 소나무 숲속에서 삼림욕을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게 꾸며진다.

보도 폭이 2m로 좁았던 기존 남산 남측순환로(팔각안내센터~체력단련장) 구간엔 보행 전용 데크(0.5㎞)를 추가 설치해 안전을 강화한다.

남산 정상부의 혼잡을 완화하고 명동에서 정상부까지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남산 북측 숲길(0.5㎞)'도 함께 조성한다. 기존의 한양도성길(1.6㎞)이나 남산둘레길(2.7㎞)보다 훨씬 짧은 구간을 통해 남산 정상까지 쉽게 오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북측 숲길에는 보행데크와 정원도 마련한다.

시는 산림 훼손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공법을 적극 적용할 방침이다. 콘크리트 타설을 최소화하고 수목 보호홀이 적용된 구조물을 설치한다. 무분별하게 발생된 샛길은 폐쇄하고 야생동물 이동통로도 확보할 계획이다.

시는 이번 사업에 사용되는 18만1488㎥의 목재를 통해 6만3520t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자동차 5만679대의 연간 CO₂ 배출량에 해당한다.

이수연 시 정원도시국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남산을 오르는 경로가 다양해지고 기존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보행 네트워크가 구축될 것"이라며 "탄소중립과 산림 생태계 보호를 실현하는 대표적인 친환경 힐링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산림청과 공동으로 추진한다. 산림청이 국유림을 무상 제공하고 시는 사업비를 부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