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별세 … "전자업계 거목 졌다"재계, 허망·비통 … 추모 메시지 이어져삼성 가전 전략발표 행사 앞두고 비보중국 출장 중인 이재용 회장 직접 조문 어려울듯
  • ▲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삼성전자
    ▲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삼성전자 구성원들과 재계 전체가 적지 않게 당황스런 분위기다. 불과 지난주까지 정기 주주총회와 중국 출장 등 활발하게 경영활동을 이어온 한 부회장의 비보에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한 부회장은 이날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지난 22일 서울 삼성병원에 이송됐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

    한 부회장의 갑작스런 비보에 전자업계에서는 한국 전자산업을 이끈 거목이 졌다는 사실에 비통한 분위기다.

    한 부회장은 지난 1988년 삼성전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37년 동안 삼성에서 헌신해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오른 샐러리맨 신화를 쓴 인물로 삼성 내부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선배이자 동료로 평가받는다. 그런 그가 황망하게 타계하면서 삼성 구성원들도 충격과 상심이 큰 상황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 게시판에 한 부회장의 부고를 전하면서 "37년 간 회사에 헌신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은 TV 사업 글로벌 1등을 이끌었으며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세트 부문장과 DA사업부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왔다"고 추모했다.

    한 부회장과 함께 전자업계를 이끌고 있는 동료인 조주완 LG전자 CEO도 이날 LG전자 주총 이후 기자들을 만나 한 부회장을 추모했다.

    조 사장은 "한 부회장은 한국의 전자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셨고 지난 37년 간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 누구보다 많은 기여를 하신 분"이라며 "참 아쉽게 생각하고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명복을 빌었다.
  • ▲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입구 모습 ⓒ이가영 기자
    ▲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입구 모습 ⓒ이가영 기자
    최근 삼성전자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대표이사이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수장을 맡고 있는 한 부회장의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에서 모바일과 가전, TV 사업 등을 총괄하는 동시에 DA사업부장과 품질혁신위원회 위원장까지 1인 3역을 맡고 있었지만 이번 별세로 당분간 이 직책을 공석으로 이어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시를 통해 한 부회장의 유고로 한 부회장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겸 부회장 2인 대표이사 체제에서 전 부회장 1인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인이 마지막으로 주재했던 지난 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 부회장은 새로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연말 전 부회장의 대표이사 합류로 완성됐던 2인 대표 체제는 불과 4개월 여 만에 다시 단독 대표 체제로 바뀐셈이다. 재계에선 한 부회장의 빈 자리가 당분간 삼성의 경영 공백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부회장은 당초 별세한 다음날인 오는 26일 생활가전(DA)사업부 비전과 전략, 비스포크 AI(인공지능) 신제품 라인업을 소개하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지난해 봄에도 열렸던 신제품 공개 행사에는 사업을 총괄하는 한 부회장이 직접 무대에 서 제품과 사업 전략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올해도 기조연설자로 나설 것으로 기대됐으나 행사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현재 중국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한 부회장을 직접 조문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오는 주말께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있는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속속 빈소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