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I 전망 4월 88 … 제조업·비제조업 동반 부진2022년 4월 이후 3년1개월 연속 기준선 하회무역 장벽에 수요 둔화 우려 … 기업 심리 악화트럼프 관세 대비 1분기 선수출 기저효과 탓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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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건설사만 7곳에 이른다. 시공능력평가 58위 신동아건설을 시작으로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등 굵직한 기업들이 쓰러지고 있다. 장기화되는 경기침체 탓이다.

    반도체 소재를 생산하는 국내 굴지의 기업도 2분기는 위태로울 수 있다고 걱정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공세에 기업들이 1분기 수출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2분기에 수출할 물량까지 당겨 내보내는 바람에 4월부터는 손가락만 빨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두 달간 회복세를 보이던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4월 다시 80대로 하락하며 경기 부진 우려가 재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관세 위협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이 기업 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4월 BSI 전망치는 88로 집계됐다.

    BSI 전망치는 기업 경영 전망을 가늠하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BSI 전망치는 지난 2022년 4월(99.1)부터 3년1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하고 있다. 올 들어 BSI 전망치는 1월 84.6으로 급락 후 2월 87, 3월 90.8 등 두 달간 회복세를 보였으나, 다시 한 달 만에 80대로 하락했다.

    3월 BSI 실적치는 91.9로 2022년 2월(91.5) 이후 3년2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이는 역대 최장기 연속 부진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92.0)과 비제조업(84.2) 모두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조업 BSI는 2024년 4월(98.4) 이후 1년1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고, 비제조업 BSI도 4개월 연속 90선을 넘지 못했다. 특히 비제조업 전망치가 90을 밑돈 것은 코로나19로 내수가 극도로 위축됐던 2020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제조업 세부 업종별로는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11.1)만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다. 이외 기준선 100에 걸친 의약품 등 3개 업종을 제외한 6개 업종은 업황 악화가 전망된다. 비제조업 중에선 여가·숙박 및 외식(100.0)을 제외한 6개 업종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세계 각국의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기업 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관세 부과에 앞서 선주문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됐던 대미 수출 규모가 큰 기업 중심으로 불안감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이혜영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3월은)주로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에서 관세 부과에 앞선 선주문 영향으로 수출 등 실적이 개선됐다”며 “비제조업에서도 봄철을 맞아 계절 요인, 부동산 거래 증가 등에 업황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계획 관련 불확실성이 커 다음 달 전망이 대부분 업체에서 좋지 않았다”며 “특히 자동차, 반도체 같은 대미 수출 규모가 큰 업종에서 비관적인 응답이 많았다. 미국 상호관세 정책이 나오면 업종별 희비가 갈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관세 및 보호무역 확대 등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요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결합 규제 등을 완화하고, 투자와 사업재편 등의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는 상법개정 논의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