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서비스·AI 시스템' 등 사업목적 추가탄소배출 줄이는 '오션와이즈' 공격 영업 포석솔루션 先 제공→구독형 유상 계약 전환 유도포스코·팬오션·현대글로비스 등 대형 고객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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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현대
HD현대마린솔루션이 선박 수리사에서 인공지능(AI) 항해사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친환경 규제 강화로 주력인 선박 애프터마켓(AM) 사업의 안정적 성장이 예고된 가운데 AI 항해 솔루션 ‘오션와이즈(Ocean Wise)’를 앞세운 신규 매출 확대로 디지털 솔루션 영역에서 보폭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2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25일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제9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정관의 사업목적을 대거 손봤다. 주력 사업인 선박 애프터서비스(AS)는 구체화하고, 친환경 에너지와 AI 물류 솔루션으로의 사업 확장을 위해서다.우선 기존 사업목적이던 ‘선박건조 및 수리판매업’을 ‘선박건조, 개조 및 수리판매업’으로 정비했다. 아울러 ‘화학물질 판매 및 관련 사업’, ‘탄소배출권 중계, 판매 및 관련 사업’은 신설했다. 정관상 ‘연료 판매업’이 명시돼 있으나 수소, 암모니아, 메탄올 등 친환경 연료 판매 가능성과 탄소배출 관리 사업 강화를 염두에 둔 조치다.특히 ‘플랫폼 서비스업’, ‘AI 기반 시스템 개발 및 공급업’, ‘항만 물류 및 유통 서비스업’을 사업목적에 새롭게 추가하고 오션와이즈의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오션와이즈는 빅데이터와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선박의 현재 위치에서 최적의 항로를 제시, 연료 소모량과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탈탄소·경제운항 솔루션이다.HD현대마린솔루션은 2016년 HD현대중공업의 선박 수리·사후관리(AS) 부문이 분사해 설립된 회사로 엔진·육상발전 등을 AS하는 ‘AM 솔루션’ 부문이 매출 7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이어 기존 LNG(액화천연가스)선을 FSU(부유식 저장설비)로 개조하는 ‘친환경 솔루션’이 약 20%의 매출을 담당한다.오션와이즈는 ‘디지털 솔루션’ 부문에 속한다. 현재 오션와이즈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솔루션 매출 비중은 10% 미만으로 크지 않다. 지난해 4분기 HD현대마린솔루션 매출 2113억원 가운데 AM 솔루션은 2113억원의 매출로 74.7%의 비중을 차지했고 친환경 솔루션이 548억원(19.4%), 디지털 솔루션 167억원(5.9%) 등을 기록했다.오션와이즈는 갈수록 존재감을 키워갈 전망이다. 기업이 측정·관리해야 하는 온실가스 범위가 Scope 3까지 확대되면서 화주의 선박 탄소배출량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Scope 3는 기업이 직접 배출(Scope 1)하거나 에너지 소비로 간접 배출(Scpoe 2)하는 탄소배출 외 모든 가치사슬에서 발생하는 기타 탄소배출을 의미한다.HD현대마린솔루션은 오션와이즈의 고객을 대형 선사와 화주로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와 팬오션이 운용 중인 건화물선에 오션와이즈 솔루션을 적용키로 한 데 이어 올 들어 SK해운, 현대글로비스에 오션와이즈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앞서 지난해 HD현대오일뱅크와 손잡고 오션와이즈의 효용성을 검증하면서 신뢰성을 확보한 것이 도움이 됐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HD현대오일뱅크와 총 13개 구간, 10만6000km에 이르는 항해에서 오션와이즈로 평균 5.3%의 연료 절감 효과를 거뒀다. 이는 연간 1만톤의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 1척이 약 3억5000만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수치다.HD현대마린솔루션은 오션와이즈를 선종과 규모에 상관없이 확대 적용하면서 구독 상품을 출시해 시장을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오션와이즈 솔루션을 제공한 선대들이 구독형 유상 계약으로 전환토록 유도하면서 계약 척수를 늘려간다는 방침이다.수주잔고도 지속 증가가 예상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디지털 솔루션’ 수주잔고는 2021년 6500만 달러에서 2022년 9400만 달러, 2023년 1억1200만 달러, 2024년 1억3400만 달러 등 증가해 지난해 한화로 2000억원에 육박했다. 해당 기간 연간성장률(CAGR)은 27%를 기록했다.한편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1조7455억원, 영업이익 2717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회사의 올해 매출이 전년보다 15% 가량 증가한 2조132억원으로 예측, 2조 매출 시대를 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