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반대매매금액 474억원미국발 관세 우려로 증시 연이어 폭락에 반대매매 공포 확산신용비율 상위에 정치테마·바이오·엔비디아 수혜주 포진반대매매 따른 주가 급락 한층 커질 수 있어 투자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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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發) 관세 우려로 증시가 연이어 폭락하면서 그간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이 반대매매 공포에 떨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474억5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가 3%대 급락한 지난 31일(115억원)과 1일(139억원) 반대매매 금액이 급격히 늘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규모다.
올해 들어 미수금 중 반대매매 금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위탁매매 미수금 중 반대매매 일평균 금액은 1월 45억9687만원, 2월 52억4682만원, 3월 62억7303만원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반대매매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투자자가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투자자의 주식을 강제로 팔아 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자가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면 증권사가 정한 담보 비율을 유지해야 하는데, 주가가 급락하면 담보의 자산 가액이 줄어든다.
증권사는 담보 비율을 맞추기 위해 추가 자금을 요구하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강제로 주식을 처분한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공매도 재개 여파로 종목들의 주가가 담보유지비율 밑으로 떨어지면서 반대매매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내 증시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패닉에 빠진 가운데 당분간 급격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증시가 관세 충격에 크게 흔들리고 있음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정책을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뜻을 재차 밝히며 철회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꺾고 있다.
이 영향으로 지난 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57%, 코스피는 5.25% 급락하면서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뉴욕증시는 지난 3일간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5.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97%, 나스닥지수는 5.82% 폭락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0.96%, 코스닥은 1.72% 상승하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지만 최근 하락분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다.
신용대출이 많은 일부 종목들의 경우 반대매매에 따른 주가 급락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7일 기준 신용비율 상위 종목에는 정치테마주인 에이텍(9.04%)과 바이오업체 펨트론(8.99%), 대봉엘에스(8.11%), 바이오플러스(7.89%)가 이름을 올렸다. 엔비디아 수혜주로 꼽히는 삼성공조(8.92%)와 티엘비(7.89%), 유리기판 관련주인 켐트로닉스(8.38%)도 신용비율 상위 10개 종목 내에 포함됐다.
증권가에선 신용비율 상위 종목들에 대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용잔고율은 신용거래 매수량을 총 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신용으로 산 주식이 많다는 것으로, '빚투' 거래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신용잔고율이 높은 종목은 수급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클 수 밖에 없다.
증시가 급락해 종목들의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반대매매가 이뤄져 투자자는 대규모 손실을 입을 수 있고, 이 영향으로 주가는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융자거래는 일종의 가수요로 무분별하게 활용될 시 주식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투자자의 손실을 확대시킬 수 있어 과도한 사용은 경계해야 한다"면서 "신용융자 잔고가 높은 종목은 시가총액이 작고, 변동성이 높은 고위험 주식인 것으로 확인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신용융자 잔고가 높은 종목의 주가 하락폭이 컸던 점을 고려하면 향후 주식시장 하방 위험이 가중될 시 고위험 종목군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