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소건 1위 현대건설…증가율 1위 현대ENG"소송 더 늘어날 것…유무형 손실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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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한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10대건설사들이 각종 송사에 몸살을 앓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피소된 소송가액만 무려 5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송금액의 경우 향후 재판결과에 따라 부채로 바뀔 수 있는 우발채무이기 때문에 경영지표에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14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건설사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건설사가 피소된 소송가액은 총 4조74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년 동기 4조9298억원 대비 외형상으로 1801억원 줄었지만 여전히 5조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소송건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 10대건설사가 피고로 계류중인 소송사건은 1354건으로 직전년 1226건 대비 128건(10.4%) 늘었다.건설사별로 보면 GS건설 피소금액이 1조686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직전년 동기 1조5214억원 대비 10.8% 증가한 액수다. 소송건수는 208건에서 205건으로 3건이 감소했다.GS건설에 이어 소송가액이 많은 곳은 △SK에코플랜트 7417억원 △대우건설 5491억원 △현대건설 4846억원 △HDC현대산업개발 3530억원 △포스코이앤씨 2668억원 △DL이앤씨 2476억원 △삼성물산 2156억원 △롯데건설 1051억원 △현대엔지니어링 99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피소액 증가율이 가장 큰 건설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기준 피소액이 999억원으로 직전년 215억원에서 784억원(53.5%)이 증가했다.소송건수가 가장 많은 건설사는 현대건설로 지난해 254건이 피고로 소송이 계류중이다. 이어 △GS건설 205건 △포스코이앤씨 179건 △삼성물산 165건 △DL이앤씨 158건 △롯데건설 92건 △HDC현산 92건 △SK에코플랜트 83건 △현대엔지니어링 75건 △대우건설 51건 등이다.피소건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건설사도 현대건설로 1년사이 75건이 증가했다. 다음으로는 삼성물산 43건, 현대엔지니어링 23건, SK에코플랜트 12건, 롯데건설 9건 순으로 피소건수가 늘었다. -
- ▲ 서울의 한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소송분쟁으로 인해 재무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건설사들은 법정 다툼에서 패소할 것에 대비해 소송충당부채를 회계에 반영하는데 분쟁이 많아지면서 충당부채도 증가하는 추세다.충당부채는 지출시기나 금액은 정확하진 않지만 발생확률이 높은 채무를 말한다. 보통 공사중단·지연으로 인한 자금경색 및 지체보상금과 입주전·후 하자보수, 법적소송 등 비용으로 사용된다. 쉽게 풀어 앞으로 발생할 리스크에 대비해 미리 현금을 쌓아놓고 이를 부채로 설정해 놓는 셈이다.따라서 충당부채가 많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하자나 소송관련 이슈가 빈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하며 소송에 패소할 경우 채무증가로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지난해 10대건설사 소송충당부채 및 기타충당부채는 1조2856억원으로 직전년 1조1707억원 대비 1149억원(9.8%) 증가했다. 소송충당부채가 가장 컸던 곳은 삼성물산으로 3803억원이었고 이어 GS건설 3397억원, 대우건설 2959억원, 포스코이앤씨 1194억원 등 순이었다.전문가들은 향후 건설경기가 악화되면서 분쟁으로 갈등과 송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건설경기가 좋았던 시절에는 갈등이 발생하더라도 발주처 및 원청사, 조합 등과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원만히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경기위축 국면에서는 손해를 줄이기 위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심리가 강해진다"며 "올해는 공사비 상승 등으로 소송전이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건설사는 유무형의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