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율 454% 2배 급증…'법정관리' 이화공영 웃돌아영업손실 436억원·현금흐름 -264억원 마이너스 전환 삼성물산 출신 백종탁 신규선임…96%대 원가율 과제 "한국정부 우크라재건 지원 미미…헛물만 켤 가능성↑"
  • ▲ 일성건설 사옥이 위치한 여의도 동성빌딩. ⓒ네이버지도 갈무리
    ▲ 일성건설 사옥이 위치한 여의도 동성빌딩. ⓒ네이버지도 갈무리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주목받았던 중견건설사들이 줄줄이 위기에 봉착했다. 삼부토건(시공능력평가 71위)과 이화공영(134위)의 법정관리 신청에 이어 범양건영(182위)이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린 가운데 일성건설(56위)도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성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436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해당기업 연간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4년이후 10년만이다. 기업 외형지표인 매출도 5004억원으로 직전년 6077억원대비 17.6% 줄었다.

    재무건전성에도 이상징후가 나타났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454%로 직전년 227% 대비 2배가량 급증했다. 이는 또 다른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꼽히던 이화공영 288%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화공영은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바 있다. 

    기업 현금창출력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지난해 마이너스(-) 264억원을 기록, 직전년 180억원대비 적자전환했다.

    해당지표가 마이너스인 것은 건설업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보다 지출된 현금이 많다는 의미다.

    1978년 설립된 일성건설은 우크라이나 재건주 건설사 가운데 하나로 주목 받아왔다.

    캄보디아와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도로공사를 수행했고 지난해엔 해외건설 누적수주액 종합 19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선 몽골법인(Ilsung Development LLC.)과 파라과이법인(ILSUNG VICTORIA PARAGUAY S.A.)이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 ▲ 러시아군 포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 ⓒ연합뉴스
    ▲ 러시아군 포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일성건설은 지난달 삼성물산 주택본부장을 역임한 백종탁 대표이사를 신규선임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국내 주택사업부문 경쟁력을 강화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상황이 녹록치 않다. 특히 자재값,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매출원가율 압박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해당기업 매출원가율은 96.2%로 직전년 95.6%대비 0.6%포인트(p) 상승했다. 2021년 89.4%를 기록한 이후 △2022년 92.0% △2023년 95.6%로 3년연속 원가율이 올랐다.

    업계에서 보는 적정원가율이 80%대인 점을 고려하면 정상적인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꼽혀왔던 건설사들이 하나둘 쓰러지면서 현지시장 진출도 헛물만 켤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 전망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가 미미한 점을 감안할 때 해법은 유럽연합(EU)이나 미국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 뿐"이라며 "다만 재무부담, 실적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중견·중소건설사들이 현지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을진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