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 붕괴 실종자 결국 사망…시공사 책임론 가중플랜트·인프라 적자전환…안전·수익성 등 3가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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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붕괴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이앤씨가 사면초가에 놓였다. 건설업황 악화에 따른 플랜트·인프라부문 수익성 난조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사망사고라는 초대형 악재까지 터졌다. 임기 4개월차를 맞은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 앞엔 안전경영 신뢰회복과 수익성 개선,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라는 '세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가 놓였다.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공사현장 붕괴사고 실종자가 사고발생 124시간만에 숨진채로 발견됐다. 포스코이앤씨는 입장문을 통해 "사고원인 규명과 재발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특히 붕괴사고 8시간 전 고용노동부가 '작업중지 권고'를 요청했음에도 공사를 강행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안전불감증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이에 대해 포스코이앤씨 측은 "작업중단 권고가 내려진 뒤 공사를 추가적으로 진행한 것은 없었다"며 "도로를 미리 통제한 뒤 안전점검을 하고 있던 상황"이라고 해명했다.붕괴사고 여파로 안전경영시스템에 대한 전면적 개편 요구도 거세질 전망이다.'2023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보면 포스코이앤씨는 산업안전보건 교육건수를 2022년 180건에서 2023년 193건, 교육시간을 3만7628시간에서 4만8923시간으로 늘렸다. 교육이수자수도 2466명에서 3141명으로 증가했지만 결과적으로 사망사고를 막는데 역부족이었다.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정훤우 전 안전보건책임이사(CSO, 안전보건센터장) 후임으로 선임된 김현출 CSO 어깨도 한층 무거워졌다. 일각에선 회사내 안전관리 전담조직인 안전보건센터 등에 대한 전면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 ▲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포스코이앤씨
사업수익성 저하도 안전경영 못잖은 선결과제로 꼽힌다.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포스코이앤씨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618억원으로 직전년 2014억원대비 69.3% 줄었다.외견상 흑자를 유지하긴 했지만 사업부문별로 뜯어보면 온도차가 극명하다. 주력사업인 플랜트·인프라·건축(주택) 가운데 흑자를 낸 것은 건축뿐이다.건축부문 경우 영업이익이 1488억원에서 2602억원으로 늘어난 반면 플랜트는 영업손실 1613억원, 인프라는 영업손실 26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수익성이 줄면서 관련조직 규모도 대폭 축소됐다.플랜트부문 직원수는 2023년 1764명에서 지난해 1467명, 인프라부문은 1139명에서 1046명으로 각각 줄었다. 해당기간 주택부문 직원수가 2132명에서 2172명으로 소폭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덩달아 주택 의존도도 심화된 양상이다. 지난해 기준 주택을 포함한 건축부문 매출비중은 55.1%로 직전년 44.3%대비 10.8%포인트(p) 늘었다.반면 같은기간 플랜트는 24.8%에서 22.2%, 인프라는 12.2%에서 11.2%로 위축됐다.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건설업황 악화로 플랜트·인프라부문 수주물량과 영업이익이 떨어진 것일 뿐 주택 포트폴리오만 강화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 주택사업은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해주지만 의존도가 심화될 경우 부동산시장 침체 등 외부요인에 취약해질 수 있다"며 "빈번한 안전사고 경우 신규수주 측면에서 마이너스 요소가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