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의대 교수 vs 개원가 마찰 전공의 자리 뺏는 형태 아닌 수련환경 개선 열쇠달라진 수련병원 생태계 … 환자 피해부터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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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공백과 복귀 그 중간 지점에서 발생한 PA(진료지원) 간호사 확대 배치 문제를 두고 상급종합병원·의대 교수와 개원가 사이 마찰이 거세지고 있다. 오는 6월 간호법 시행과 맞물려 점차 갈등이 고조돼 환자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가 커진다.16일 병원계에 따르면 전국 상급종합병원은 의정 갈등으로 인한 전공의 사직이 1년 넘게 이어져 대체 인력으로 PA간호사 비중을 늘렸다.제도적 변화와 맞물려 변화한 모습으로 읽히지만 과거에도 '수술방은 PA가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었다. 소위 '유령 간호사'로 불렸지만 의료대란이 심화하자 제도권에서 인정받게 됐다.지금은 전공의 공백을 PA가 틀어막아 주요 병원이 가동되는 실정이다. 해당 인력을 더 늘려야 환자를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수술방을 돌려야 생명을 살릴 수 있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다.이러한 상황 속 경기도 소재 상급종합병원에서 PA 확대, 체계화 추진이 이뤄지자 해당 지역 의사회 차원서 반발했다. 이후 PA 수 축소 등을 협의하며 갈등을 봉합하긴 했지만 뇌관은 여전하다.여전히 일부 개원가에서는 PA가 전공의 자리를 뺏는 구조가 된다는 측면에서 부정적 견해를 드러내고 있다. 수련환경의 기능 저하를 주장하고 있으며 전공의 복귀 전 단기 대체 인력으로만 활용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문제는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한 환자단체 대표는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로 의료대란 피해가 가중됐고 진료와 수술이 밀려 사람이 죽어 나갔다. 그래서 방어막을 친 것으로 보이는데 추후 후배의 복귀를 위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은 너무 심하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그는 "애초에 환자들이 살려달라고 복귀를 요청해도 투쟁이 더 중요해 돌아오지 않았는데 혹시 문제가 생길까봐 반대하는 것은 환자는 안중에도 없는 가혹한 처사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결국 안정적 수련환경 환경을 위한 것"의대 교수들은 PA 배치 및 체계화가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을 위한 방법이라며 일부 개원가의 주장을 반박했다.심장혈관흉부외과 모 교수는 "전공의가 피교육자 신분을 유지하고 노동력 착취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PA 체계화는 필수적 사안이 될 것"이라며 "단편적으로 시각에서 반대하는 이들이 과연 전공의들이 수련환경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그는 "교수가 '중간착취자'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한 측면에서도 PA 활성화는 중요한 문제로 여겨진다. 지금보다 더 적은 시간을 근무하고 수련에 집중하게 해달라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대책"이라고 규정했다.실제 PA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진료과는 심장혈관흉부외과가 꼽힌다. 10여 년 전부터 팀 체제로 가동됐기 때문에 필수인력으로 자리 잡았다. PA 인력은 경력을 쌓아 베테랑인 경우가 많다. 일부 교수는 PA와 호흡을 맞추는 것을 더 선호한다.'반대를 위한 반대'로 PA 거부 움직임이 벌어지는 것은 오히려 전공의 복귀 시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중론이다.모 병원장은 "일단 환자를 살리기 위해 수술방은 돌려야 하므로 PA 확충은 불가피하다. 전공의 복귀 전 단편적 대책으로 여겨서는 안 되고 안정적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전공의 복귀 시 달라진 수련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