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TSMC 美 4나노 웨이퍼價 30% 인상" 전망글로벌 팹리스 주문 쇄도·생산 비용 증가 영향 반영업계 1위 가격 인상설에 삼성전자 파운드리 수혜?관세 영향에 제품 대체 어려워… 테일러 공장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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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되는 4나노미터(㎚·10억분의 1m) 웨이퍼 단가를 30% 가량 인상할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경쟁사의 가격 인상은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지만 삼성전자 또한 미국 테일러 공장 가동도 지연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 마냥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17일 대만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TSMC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하는 웨이퍼(반도체 원판) 가격을 최대 30% 인상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현재 4나노 웨이퍼의 장당 가격을 1만5000달러로 추정하는데 30% 가격 인상이 이뤄지는 경우 1만9500달러까지 오르게 된다.미국 내 생산비용이 대만 내 생산비용 보다 비싸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TSMC는 애리조나 1공장을 통해 1분기부터 4나노 웨이퍼를 월 2~3만장 생산해오고 있다.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도체 관세 부과를 앞두고 애플, AMD, 엔비디아 등이 앞다퉈 미국 내 생산 확대에 나선 영향이다. 이들 글로벌 팹리스들은 그간 TSMC 미국 공장의 높은 생산비용에 따라 투자 계획을 보수적으로 유지해왔다.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미국 내 생산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됐고, 이에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 TSMC 미국 공장의 생산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폭증하는 주문과 달리 생산량은 정해져 있다보니 기업간 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진다.TSMC의 가격 인상률은 앞서 시장이 전망한 인상률 10~15%에서 2~3배 상향된 수치다. 미국에서 생산됨에 따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것으로 예견돼왔지만 인상폭은 크게 늘었다.앞서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비용이 대만과 비교해 10% 미만의 상승폭을 보일 것”이라 분석한 바 있다.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원인이 미국의 높은 인건비인데 현재 파운드리 공정이 대부분 자동화돼 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였다.TSMC는 매해 꾸준히 제품의 가격을 인상해왔다. 2022년 15%, 2023년 17%, 2024년 25% 등 인상폭도 증가했다.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높아진 생산비용을 감당하고, 첨단 공정 개발에 필요한 투자를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일각에서는 TSMC의 가격 인상이 삼성전자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TSMC 이외 5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이 가능한 유일한 기업이다. TSMC의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낀 고객사들이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이며 테일러에 또 다른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하지만 오스틴 공장은 65나노에서 14나노 공정 등 범용 반도체를 생산한다. 테일러 공장은 고객 확보가 늦어지며 공장 가동 시점이 미뤄지고 있다. 2024년에서 2026년으로 가동이 한 차례 미뤄졌으나 최근 2027년으로 또다시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2, 4나노 공정으로 지으려고 했지만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2나노 공정에만 집중키로 한 것으로 알려진다. 즉, TSMC의 4나노 공정에서 대안을 찾는 고객사들이 삼성전자로 향하기 쉽지 않다는 말이다.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4나노 공정의 수율을 80%까지 대폭 끌어올린 점은 고무적이지만, 4나노 공정은 평택에 위치하고 있다. 반도체 관세 부과가 임박한 가운데 가격 측면에서는 미국에 생산기지를 갖춘 TSMC와 경쟁을 논하기 어려워진다. TSMC가 배짱 좋게 가격 인상에 나선 이유로 볼 수있다.업계 관계자는 “당초 삼성전자는 테일러시에 공장을 완공해 지난해부터 4나노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이 연기되면서 TSMC의 4나노 제품을 대체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면서 “2026년 테일러 공장이 가동되기 전까지 관세 리스크로 인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