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현 수준 2.75%로 동결 … 한미 간 금리 격차 1.75%P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 고려 … 원·달러 환율 1400원대 여전주요 IB 8곳 국내 성장률 평균 전망치 1.3%대까지 하락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미국발 관세 정책으로 인한 고환율 부담과 가계부채 증가 우려 등으로 이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경기둔화, 소비침체 등 영향으로 올해 대한민국의 0%대 저성장이 우려되는 가운데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1400원대에 머물고 있고 가계대출 증가세 등을 고려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기준금리 동결… 연 2.75% 유지

    한은 금통위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75%로 동결했다.

    한은은 경기둔화를 우려해 앞서 지난해 10월과 11월 2회 연속으로 금리를 내리고 올해 2월에도 한차례 인하했지만 이날 동결을 선택했다. 국내 경기침체 우려보다 고환율로 인한 외환 및 금융시장 불안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이후 급등하고 최근 미국발 관세 정책 우려로 여전히 1400원대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최근에는 하루에도 30원 이상 등락하면서 높은 수준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올해 초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해제 이후 서울 강남을 중심의 부동산가격 상승이 가계부채 증가에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점도 불안 요소 중 하나다. 한은도 지난 2월 토허제 해제 영향이 올해 2분기에 집중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환율의 레벨이 아니라 변동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지난 2월 토허제 해제 여파로 서울시 주택 매매 가격이 전월 대비 0.18% 상승해 한은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인하를 개시하기 전에 4~5월 가계부채 증가 추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 ◇한은, 5월 또는 7월 금리 인하 전망

    시장에선 한은이 오는 5월 또는 7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 등 상황을 지켜보며 이르면 내달 금리를 한 차례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의 연내 금리 인하는 2회 정도로 예상된다.

    계엄 및 탄핵 정국 속 늦춰진 내수 회복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요 IB 8곳의 평균 전망치는 1.3%대까지 하락했다. JP모건(0.7%) 캐피털 이코노믹스(0.9%)를 비롯한 일부 기관은 0%대 저성장을 경고했다.

    한은도 미국발 관세 충격 등을 반영해 내달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보다 대폭 낮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의 금리 인하 기조가 5월과 8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며 "경기 하강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이하까지도 인하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