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5400만원→580만원 급락서울 중대형상가 낙찰가율 76% 그쳐
  • 부동산 경기 불황에 상가가 경매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있다. 경매로 나온 10건 가운데 새 주인을 찾는 물건이 채 2건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24일 부동산 공·경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경매로 나온 상가(점포) 213건 가운데 낙찰된 상가는 39건에 그쳤다. 낙찰률은 18.3%로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연속 10% 선에 머물렀다.

    평균 응찰자 수도 1.9명으로 전월 2.2명보다 줄었다. 경기불황과 온라인쇼핑 확산으로 임차수요가 줄고 상가공실률도 늘면서 경매시장에서 상가에 대한 관심이 식어버린 것이다.

    특히 한 건물 안에 특정업종 점포가 밀집한 집합상가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한 한방 테마상가에 위치한 전용면적 7㎡ 점포는 지난해 5월 감정가 5400만원에 경매가 시작했지만 10차례 유찰을 거듭했다. 다음달 감정가 10분의 1 수준인 580만원에 경매가 예정됐다.

    서울 종로구 인의동 귀금속 상가 전용 30㎡ 점포도 지난 2월 감정가 2억9300만원에 경매를 시작했지만 세 차례 유찰되면서 가격이 절반 수준인 1억5000만원까지 내려왔다.

    규모가 큰 중대형 상가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용 330㎡(100평) 초과 서울 중대형 근린시설의 지난달 낙찰가율은 76.0%로 전년동기 81.2%대비 하락했다. 2년 전 2023년 3월만 하더라도 낙찰가율이 130.4%에 달해 감정가보다 30%를 더 줘야 낙찰받을 수 있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요즘같이 임대가 잘 나가지 않을 땐 임대수익률이 떨어지니 경매수요도 줄어든다"면서 "가격이 낮아지길 기다리면서 관망하는 수요도 있어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동시에 하락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