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HD현대인프라코어·HD현대건설기계, 실적 악화북미 실적 일제히 급락 … 고금리 속 건설경기 침체 지속HD현대 2社, 중국서 실적 유일 성장 … 경기 부양책 영향美 금리 인하 언제쯤? 현지 공장 둔 두산밥캣 반등 기회
-
- ▲ ⓒHD현대건설기계
해외에서 쾌속 질주하던 국내 건설기계 업체들이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의 침체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와 건설시장 불황으로 업황에 제동이 걸리면서다.업계에선 건설기계 업체들이 수출시장 다변화와 현지화 전략을 통해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HD현대 계열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는 1분기 중국에서 선전하면서 올해 중국 시장 공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기계 3사인 두산밥캣,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건설기계 등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나란히 감소했다. 전략 지역인 북미와 유럽에서 건설기계 성장세가 꺾이면서다.두산밥캣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982억 원과 영업이익 2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2.4%와 38.6% 줄어든 수치로, 지난해 높은 성과를 낸 기저효과가 작용함과 더불어 경기 불확실성 속 북미, 유럽 등에서의 실적이 일제히 하락했다.HD현대인프라코어도 글로벌 수요 부진의 여파로 실적이 주춤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185억 원, 영업이익 678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12%, 27% 감소했다.이 중 건설기계 사업 부문은 매출 753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36억 원에 그쳤다. 역시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의 수요 회복 지연으로 인해 실적이 감소했다.HD현대건설기계의 경우 1분기 매출이 90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7.4%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417억 원으로 22.3% 급감했으며, 영업이익률은 작년 1분기 5.5%에서 올 1분기 4.6%로 떨어졌다. HD현대건설기계 또한 북미와 유럽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국내 건설기계 3사가 북미와 유럽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전 산업이 타격을 받으면서다.코로나19 이후 북미와 유럽 시장은 대규모 경기부양 자금이 투입되면서 대형 시장으로 떠올랐으나, 미국의 관세와 전 세계 고금리 정책에 따른 건설경기 침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차질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건설기계 기업들의 실적이 후퇴한 것이다.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러·우 전쟁의 장기화에, 건설 비용 증가 등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라며 "공공 인프라 투자 사업의 지연 등으로 올해 수출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다만 일각에선 중국을 비롯해 인도, 아프리카와 같은 신흥국 시장에서 반전을 이끌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특히 중국의 경우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장비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완만한 개선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실제 HD현대인프라코어는 올해 1분기 북미·유럽 매출은 22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줄었지만, 같은 기간 중국 매출은 819억 원으로 21% 증가했다.HD현대인프라코어 측은 "북미·유럽 등 주요 지역 수요 회복이 지연되면서 매출이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동남아와 아프리카 매출은 성장세를 보였으며, 중국은 4분기 연속 성장하며 완연한 회복세를 기록했다"라고 설명했다.HD현대건설기계도 인도와 중국에서 선전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1분기 인도 매출이 160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으며, 이 기간 중국 매출도 720억 원으로 33% 늘었다.HD현대건설기계 측은 "인도의 경우 도로·철도 등 인프라 투자 기조를 유지 중"이라며 "중국은 경기부양 정책으로 20톤 미만, 휠 굴착기 중심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두산밥캣의 경우 미국의 금리 인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 기준 금리가 하락하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부담이 줄면서 미국 주택 시장이 활기를 찾을 수 있어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국가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한 업계 관계자는 "두산밥캣은 미국에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관세 부과 정책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라며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 등은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