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 제친 에이피알… K뷰티 빅3 구도 재편에이피알·아모레·콜마 1분기 실적 질주LG생활건강·애경산업 미국 시장 공략 고삐 죈다
  • ▲ 에이피알 메디큐브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 옥외광고 ⓒ에이피알
    ▲ 에이피알 메디큐브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 옥외광고 ⓒ에이피알
    K뷰티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미국 시장 공략 성과가 국내 뷰티 기업들의 희비를 갈랐다. 아모레퍼시픽은 서구권에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고, 콜마와 에이피알은 미국 K뷰티 흥행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중국 비중이 높은 여파로 주춤했다.

    9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콜마, 에이피알 등 주요 뷰티 기업들이 올해 1분기 해외 실적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에이피알은 미국 시장에서의 고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에이피알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660억원, 영업이익 546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성수기인 4분기) 실적을 갈아치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6% 급증해 약 1900억원에 달하며, 전체 매출의 71%를 차지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에이피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애경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앞질렀다. 애경산업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511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뷰티업계의 전통적인 ‘빅3’ 구도는 에이피알의 가파른 성장세 속에 재편되는 모습이다.

    아모레퍼시픽도 미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분기 서구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1% 증가한 2125억원으로, 중화권(1328억원)을 넘어섰다. 해외 전체 매출 중 서구권 비중이 19.9%로 가장 높고, 중화권은 12.4%, 기타 아시아는 12.0%를 기록했다.

    콜마 역시 미국에서 인기를 끄는 고객사 인디 브랜드들의 성장에 힘입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코스맥스도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해외 실적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중국 매출 비중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북미 시장 성장세는 제한적이었다. 1분기 북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1253억원으로, 해외 매출 비중은 7%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중국 매출은 4.1% 감소한 2046억원으로, 여전히 진출국 중 가장 높은 12%의 비중을 차지했다.
  • ▲ ⓒ한율
    ▲ ⓒ한율
    국내 뷰티 기업들은 올해 미국 시장을 핵심 승부처로 보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관세 인상 우려로 인해 K뷰티 제품의 사재기 수준의 수요 선점 현상까지 나타나는 등 시장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 '한율'을 미국 시장에 공식 출시한다.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자 라인 등 주요 스킨케어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프리미엄 브랜드 설화수는 지난 2월 미국 백화점 메이시스의 온라인 채널인 ‘메이시스닷컴’을 시작으로, 3월에는 뉴욕 ‘플러싱점’, LA ‘산타 애니타점’, ‘사우스 코스트 플라자점’ 등에 입점했고, 향후 매장도 확대할 계획이다.

    콜마와 코스맥스는 미국 관세 부과 영향으로 현지 생산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생산 역량 확대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도 북미 공략에 고삐를 죄며 돌파구를 모색한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주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 리밸런싱(재구조화)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