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상장 앞둔 달바글로벌 기관 수요예측서 흥행K-뷰티 기대감에 시장 관심 집중대어급 잇단 상장 철회 속 IPO 시장 온기 확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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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와 DN솔루션즈 등 상반기 대어급으로 꼽혔던 기업들이 연이어 상장을 철회하면서 시장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강도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지속한 영향이다. 다만 K-뷰티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몰이 중인 가운데 이달 22일 상장을 앞둔 대어급 달바글로벌이 흥행에 성공할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달바글로벌의 일반청약이 이뤄진 첫날인 지난 9일 청약 경쟁률 16.7대1, 증거금 1064억원을 기록했다. 달바글로벌의 청약은 오는 12일까지 진행된다.
달바글로벌은 앞선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2220개 기관이 참여했고, 경쟁률은 1140.88대 1로 집계됐다.
특히 참여 기관 99.8%가 공모가 희망 범위 상단 이상을 써내면서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인 6만6300원으로 확정됐다. 상장 후 일정 기간(15일~6개월) 동안 주식 보유를 약속하는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24.2%였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국내 증시 큰손인 국민연금을 비롯해 JP모건자산운용, 아부다비투자청 등 해외 기관 124곳이 참여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가 주목받으면서 달바글로벌의 성장성에 대한 관심도 컸다는 평가다.
지난 2016년 설립된 달바글로벌은 비건 뷰티 브랜드 달바(d‘Alba)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미스트·선크림 제품군을 중심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지난 2021년 690억원이었던 매출은 ▲2022년 1453억원 ▲2023년 2008억원 ▲2024년 3091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영업이익은 ▲2021년 24억원 ▲2022년 146억원 ▲2023년 324억원 ▲2024년 598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1분기에는 매출 1138억원과 영업이익 301억원을 기록하는 등 사업 확장과 수익성 확보를 동시에 이뤄내고 있다는 평가다.
달바글로벌의 IPO 흥행은 DN솔루션즈·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대어급 기업이 줄줄이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한 가운데 보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앞서 지난 2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대내외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DN솔루션즈 역시 같은 이유로 지난달 30일 상장을 철회했다.
수요예측에서 부진했던 건 두 기업 모두 구주 매출 물량이 과도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DN솔루션즈는 공모 물량의 56.8%가 재무적 투자자(FI)의 보유 주식이었고, 롯데글로벌로지스도 FI인 LLH가 전량을 매각하려 하면서 공모 물량의 절반을 차지했다.
연초 증시에 데뷔한 대형 공모주들도 난관을 겪은 건 마찬가지다.
서울보증보험의 공모가는 2만6000원으로 밴드 최하단으로 책정됐고,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는 흥행한 LG씨엔에스는 상장 이후 공모가(6만1900원)을 넘어선 적이 없다. 지난 8일 기준 LG씨엔에스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12.60% 하락한 상태다.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대어급들의 연이은 상장 철회로 공모주 투심 악화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시장은 달바글로벌의 IPO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유가증권 시장 문을 두들기는 대어급 기업들은 상장 과정에서부터 주주환원 및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추가적인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IPO 준비 기업들과 투자자들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