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달 중 1500억원 TC본더 수주한미-한화 갈등 지속 … "비싼데 이유 있다"특허 침해 분쟁도 재점화 … 준비 서면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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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반도체 광고ⓒ한미반도체
한미반도체가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권을 놓고 한화세미텍과 줄다리기를 지속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곧 TC본더 대량 발주를 마무리 지을 예정인 가운데 승기를 누가 잡게 될지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SK하이닉스는 TC본더를 대량 발주할 계획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한화세미텍에 양산성 검증 등에 대한 보완을 요청한 상태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대량 발주를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겠냐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SK하이닉스는 올해 엔비디아에 납품할 HBM 물량을 이미 완판한 뒤 내년 공급 물량을 협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해당 물량을 대응할 청주 M15X 공장을 완공하기 전 TC본더 추가 수주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수주 규모는 약 50대로 금액 기준으로 15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이로 인해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의 갈등은 더욱 악화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가 밴더 이원화를 위해 한화세미텍 TC본더를 한미반도체 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공급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한미반도체는 8년간 동결한 TC본더 가격을 28% 인상하기도 했다. -
- ▲ 한미반도체 TC본더 제품 이미지ⓒ한미반도체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간 신경전도 거세지고 있다. 한화세미텍은 지난 달 한미반도체 임원에 대해 내용증명 및 고소(명예훼손)를 진행했다. 한미반도체 임원이 한화세미텍의 업력, 연구 인력, 장비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최근에는 한화세미텍 또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갈등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한화세미텍 측은 자사 TC본더가 한미반도체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책정된 배경에 대해 "더 비싼 가격을 주면서 구매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그는 "(경쟁사보다) 높은 가격의 센서, 구동 장치를 사용해 생산성 및 품질을 높이고 있다"며 "한화세미텍 장비를 쓰면 8대의 TC본더로 100만개의 HBM을 생산할 수 있어 (SK하이닉스 또한) 최소의 비용으로 더 많은 칩을 생산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 ▲ 한화세미텍 TC본더 제품 이미지ⓒ한화세미텍
이에 한미반도체는 미국, 중국 등 수출 비중을 높여 리스크를 최소화 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 대만 외신에서 "한미반도체의 중국 수출길이 막힐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소강상태에 돌입하면서 한미반도체 또한 숨 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다만 향후 특허 침해 분쟁 등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한화세미텍 측의 준비서면 검토를 마친 후 조만간 한미반도체가 제기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앞서 한미반도체는 한화세미텍이 자신들의 TC본더 특허 기술인 '2개 모듈, 4개 본딩 헤드' 방식을 도용해 제품을 설계했다며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한화세미텍 장비를 높은 가격에 들여오면서 HBM 개발 초기부터 함께 해 온 한미반도체 입장에선 억울한 상황일 것"이라며 "SK하이닉스 또한 HBM 물량을 감당하려면 밴더사 이원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갈등 역시 장기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