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키움·메리츠·미래에셋 등 전산장애 잇달아 발생전산 운용비 확대에도 오류 발생 건수 매년 증가세 피해 보상률은 감소 … 투자자 보호·보상 미흡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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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증권사들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전산장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투자자 불편이 커지고 있다. 해외주식 투자 증가, 대체거래소(ATS) 등장 등 투자 환경의 급변으로 증권사들의 전산 시스템 비용은 매해 늘고 있지만, 사고 건수는 줄어들지 않아 전산 운용 역량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지난 12일 오후 11시 56분부터 약 8분간 ‘시스템 점검’ 팝업이 노출돼 MTS 이용 고객 일부의 접속이 지연되거나 불가했다. 웹트레이딩시스템(WTS)은 정상 작동했다.특히 당시 뉴욕증시는 미국과 중국이 상호관세를 대폭 내리겠다고 합의 발표한 날로 개장 직후 일제히 급등했다. 이에 이번 전산오류로 매매거래를 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졌다. 실제 12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81% 상승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3.26%, 4.35%씩 올랐다.주주 커뮤니티 등에서도 “미국 증시가 활발히 움직이고 있어 거래하려는데, 또 먹통이었다”, “제때 사고팔지 못한 것은 대체 어떻게 보상받나, 증권사 바꿔야 할까 생각 중이다” 등의 불만 토로가 이어졌다.토스증권의 전산오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19일에는 해외 종목 정보 조회에 오류가 발생했고 5월 9일에도 오후 5시 39분부터 약 14분간 MTS 접속이 제한되는 등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비슷한 시기 타 증권사들도 잇달아 전산장애를 겪었다. 키움증권은 넥스트레이드(NXT)가 출범한 지난 3월 4일 실시간 시세 조회 서비스에 오류가 발생했고 지난달 3일과 4일 이틀 동안 국내 주식 매매가 세 차례 지연됐다.또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3월 4일과 지난달 18일 NXT를 통한 주문에 문제가 생겼고 메리츠증권도 올해 2월 21일 미국 주식 합병 비율 산정 오류, 4월 6일 미국 주식 매수·매도 체결 지연이 발생했다. 이 밖에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국거래소 등에서도 전산오류 현상이 나타나면서 시장의 혼란을 초래했다.국내 증권사의 전산장애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48개 증권사의 전산장애 건수는 지난 2020년 60건에서 ▲2021년 84건 ▲2022년 76건 ▲2023년 98건 ▲지난해 94건으로 늘어났다. 이 기간 전산장애로 인한 총피해액은 210억원에 달한다.올해 1분기에도 이미 45건의 전산장애 관련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중 메리츠증권이 13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투자증권 11건 ▲유안타증권 7건 ▲iM증권 5건 ▲미래에셋증권 3건 ▲하나증권 2건 ▲SK증권 2건 ▲한국투자증권 1건 ▲토스증권 1건 등이 뒤를 이었다.그렇다고 이들이 마냥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증권사 전체 전산 운용비는 지난 2020년 기준 5770억원에서 ▲2021년 6630억원 ▲2022년 7883억원 ▲2023년 8539억원 ▲지난해 9697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다만, 시스템 투자 금액이 크게 증가한 것 대비 전산오류 건수는 줄어들지 않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투자자 보호·보상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20년 서비스 장애를 겪은 이용자 1만787명 중 8498명(79%)이 보상받았지만, 지난해에는 8023명 중 4668명(58%)만 배상받았다. 피해액 기준으로는 40억원 중 11억원만 보상해 보상률도 27%에 그쳤다.이에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부터 키움증권 수시검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지난 전산장애들의 원인을 파악하고 키움증권으로부터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제출받을 것으로 예상된다.업계 관계자는 “전산장애 발생에 따른 투자자 피해, 평판 저하, 투자심리 위축 등은 모두 증권사 실적과도 직결된다”며 “특히 전산오류가 발생한 증권사들은 떨어진 신뢰도 제고를 위해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