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대형 매장 확대 … 점포 리뉴얼 가속경기 침체에도 VIP 소비는 탄탄 … 매출 절반 육박1분기 실적 뒷걸음에 명품 중심 생존 전략 본격화
  • ▲ 더현대 서울 루이비통 매장 ⓒ현대백화점
    ▲ 더현대 서울 루이비통 매장 ⓒ현대백화점
    주요 백화점들이 명품 콘텐츠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명품 매장은 곧바로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높이고 집객 효과를 끌어낼 수 있어 실적 방어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연내 루이비통 매장 확장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기존 티파니 매장을 이전하고 그 자리에 루이비통 매장을 더 크게 조성한다. 공사는 연말에서 내년 초 사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를 통해 판교점의 경기 남부권 대표 백화점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지난달 본관 리뉴얼의 일환으로 더 헤리티지를 개관하고 약 700평 규모의 국내 최대 샤넬 매장을 선보였다. 하반기에는 본관에 더 리저브를 새로 열고 루이비통과 에르메스의 국내 최대 매장을 추가 유치할 예정이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서울 압구정 명품관의 대대적인 리뉴얼에 나섰다. 지난해 7월부터 웨스트관을 컨템포러리 브랜드 중심에서 명품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 중이다. 이스트관에 있던 에르메스 매장은 올해 중 웨스트관으로 이전해 새 단장을 마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근 론칭한 스위스 시계 브랜드 모저앤씨를 비롯해 국내 첫선을 보이는 브랜드 유치도 이어지고 있다. 오는 6월에는 미국 브랜드 더로우 매장도 문을 연다.

  • ▲ 신세계백화점 더 헤리티지 샤넬 부티크 내부 이미지 ⓒ샤넬
    ▲ 신세계백화점 더 헤리티지 샤넬 부티크 내부 이미지 ⓒ샤넬
    백화점업계가 이처럼 명품 브랜드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불황 속에서도 VIP 고객 중심의 소비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VIP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VIP 매출 비중이 2020년 31%에서 지난해 45%로 확대됐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이들을 겨냥한 럭셔리 수요는 여전히 살아 있다. 통계청의 지난해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지만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소비는 0.3% 감소했다. 고소득층 소비가 경기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는 점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국내 명품 시장도 꾸준히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2022년 19조원대에서 2023년 20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21조815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더욱이 백화점들이 명품에  베팅하는 이유는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내외부 경제 불확실성과 고물가, 소비 위축이 맞물리며 소비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렇다보니 올해 1분기 주요 백화점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롯데백화점은 영업이익이 1300억원으로 44.3% 늘며 선방했지만 매출은 8063억원으로 1.1%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도 매출 1조7919억원, 영업이익 1079억원으로 각각 0.5%, 5.1% 줄었다. 현대백화점은 매출 5890억원, 영업이익 97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8%, 5.7%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 확대 전략이 일정 부분 수익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동시에 지킬 수 있다"며 "명품 매장 대형화와 브랜드 라인업 강화는 당분간 백화점의 핵심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