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사 주택매출 비중 61%…2년새 5.4%p 확대HDC현산 86.8% 1위…포스코이앤씨 상승폭 최대"시장침체·공사비상승 지속시 수익성 악화 직결"
  • ▲ 서울 시내 아파트 신축 현장ⓒ연합뉴스
    ▲ 서울 시내 아파트 신축 현장ⓒ연합뉴스
    건설경기 침체에도 지난해 주요 건설사들의 주택·건축사업 의존도가 직전년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선점해 일감과 상징성을 확보하려한 결과다. 이런 경향은 올해도 이어지면서 도시정비 수주액이 시장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대출규제 강화로 대출문턱이 높아지면 실수요자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고 여기에 하반기 공사비 인상까지 예상돼 주택의존이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대건설사 평균 주택·건축부문 매출비중은 61%로 직전년 동기 59.6% 대비 1.4%p 증가했다. 지난 2022년 기록한 55.6%와 비교하면 2년 사이 5.4%p가 늘었다.

    주택·건축사업 매출비중이 가장 큰 건설사는 HDC현대산업개발로 86.8%에 달했다. 이어 △GS건설 73.9% △현대엔지니어링 67.6% △롯데건설 66.6% △현대건설 66.5% △대우건설 65.1% △DL이앤씨 59.5% △포스코이앤씨 58.3% △삼성물산 44.3% △SK에코플랜트 21% 순이었다.

    비중이 가장 많이 늘어간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로 49.6%에서 58.3%로 8.7%p 늘었고 이어 현대엔지니어링 6.7%p, 대우건설 3.1%p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매출액도 61조9222억원에서 82조5404억원으로 33.3% 증가했다.

    업계에선 올해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건설사들이 수익성이 확보된 지역의 주택수주를 통해 실적개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위 10대건설사들이 올들어 지난 4월까지 수주한 정비사업 실적을 살펴보면 총수주액은 14조7122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수주액 27조8702억원의 53%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액이 약 20조원이었던 2023년 정비사업 실적과 비교하면 벌써 70%를 넘었다.

    건설사별로는 삼성물산 수주액이 5조213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롯데건설 2조5354억원, GS건설 2조1949억원, 포스코이앤씨 1조4532억원, 현대건설 1조4282억원, DL이앤씨 9246억원, HDC현대산업개발 8565억원, 대우건설 2981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 ▲ 아파트 건설현장ⓒ뉴데일리DB
    ▲ 아파트 건설현장ⓒ뉴데일리DB
    향후 10대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압구정, 여의도, 성수동 일대의 대어급 정비사업이 하반기에 줄줄이 나올 예정"이라며 "이들 현장은 사업성은 물론 상징성도 있기 때문에 건설사 간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주택에 편중된 건설사들의 현 사업구조는 원가율 상승과 그로 인한 역마진 리스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제외한 10대 건설사의 지난해 평균 공사 원가율은 94.1%에 달했다. 직전년 92.8%에 비해 1.3%p 높아진 것으로 1만원어치를 팔아 이익은 594원만 남겼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주택에 치중된 사업구조는 시장경기나 자잿값 인상 등 외부요인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최근 부동산시장 회복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공사비 리스크도 해소 기미가 보이지 않아 수익성 하락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잖다.

    실제로 지난해 10대건설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0.7%으로 전년동기 2.4% 1.7%p 줄었다. 전년대비 영업이익률이 개선된 곳은 GS건설,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세 곳뿐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주택거래량 상승과 분양시장 활성화가 실현되기엔 부동산정책, 금융규제 등 수많은 변수가 있다"면서 "공사비가 증가로 원가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사업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은 긍정적으로 바라보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