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길어지며 보너스 항공권 발행↓작년 11월, 자회사 편입 이후 마일 소진 '적극'6월까지 공정위에 통합 마일안 제출해야
  • ▲ 새 CI를 단 대한항공 비행기 ⓒ뉴데일리
    ▲ 새 CI를 단 대한항공 비행기 ⓒ뉴데일리
    대한항공이 통합 항공사 체제의 마지막 퍼즐로 마일리지 개편안을 준비 중이다.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발표 이후 4년여간 양사의 미사용 마일리지가 오히려 2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애초 아시아나는 완전 합병까지 마일리지 사용을 적극 유도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실제로는 해당 기간 미사용 마일리지가 오히려 7%p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약 2년간 여객 수요가 급감하며 마일리지 사용이 줄어든 반면, 카드사 등을 통한 제휴 마일리지는 꾸준히 적립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 제휴 마일지리는 쌓이는데 … 보너스 항공권↓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인수를 공시한 직후인 2020년 12월 말 기준, 양사의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총 3조3742억원(대한항공 2조4843억원, 아시아나 8899억원)이었다.

    이듬해인 2021년에도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며 그해말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마일리지는 각각 2조6246억원, 9211억원으로 전년대비 5.6%, 3.5%씩 증가했다. 

    공정위가 '슬롯 반납' 등을 조건으로 양사간 합병을 승인한 2022년 말에는 미사용 마일리지 규모가 대한항공은 2조7025억원으로 3% 늘었고, 아시아나는 9406억원으로 2.1% 불어났다. 

    2023년 말에는 대한항공 2조7688억원, 아시아나 9630억원으로 각각 1년 새 2.5%, 2.4% 늘었다. 

    이후 항공 수요가 본격 회복되며 마일리지 항공권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세는 다소 꺾였고, 2025년 1분기 기준 이연수익은 총 3조57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아시아나 몫은 9518억원으로, 2020년 말 대비 7% 증가한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2021~2023년 이연 마일리지 증가는 코로나로 인한 비운항으로 마일리지 사용처가 감소하고, 제휴카드 사용은 크게 줄지 않아 이연수익이 증가했다"면서 "이후 2024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코로나 기간동안 사용하지 못한 마일리지의 사용이 주된 요인으로 유효기간 임박 마일리지를 사용하려는 영향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는 통합이 진행되는 동안 아시아나 마일리지 사용을 유도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론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해 11월 아시아나가 연결 기준으로 자회사에 편입된 뒤에야 마일리지 전용기 운영과 좌석 승급 확대 등 소진 유도에 적극 나섰다. 

    2024년말 기준 아시아나 이연 마일리지는 9608억원에서 올 1분기에는 9518억원으로 석달 만에 90억원을 소진하며 전체 마일리지 규모를 0.9%p 줄였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측은 "최근 마일리지 사용처 확대 및 전용기 운영으로 마일리지를 줄여나가고 있으며 향후 마일리지 사용을 늘리기 위해 전용기 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 대한항공과 통합을 앞둔 아시아나항공 ⓒ뉴데일리
    ▲ 대한항공과 통합을 앞둔 아시아나항공 ⓒ뉴데일리
    ◆ 통합 항공 마일 고심… 1 : 0.9로 갈까

    2027년 통합 대한항공을 앞두고 마일리지 정비는 가장 복잡한 과제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세계 2위 항공동맹 '스카이팀(SkyTeam)', 아시아나는 1위 '스타얼라이언스(Star Alliance)' 소속으로, 통합 이후 아시아나 고객은 기존 동맹 항공사에서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시아나 자회사 편입 이후 6개월 내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제출할 것을 조건으로 부과했다. 기한은 오는 6월 말까지다.

    통합 마일리지 개편의 핵심 쟁점은 '제휴 마일리지'에 있다. 항공사들은 카드사와 제휴해 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마일리지를 적립해왔는데 대한항공은 통상 1500원당 1마일, 아시아나는 1000원당 1마일을 제공해왔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 마일리지의 단위당 가치가 더 높게 평가돼 1대1 전환 시 대한항공 고객의 반발이 예상된다.

    반대로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낮게 환산하면 해당 고객층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해 말 보고서를 통해 "국제 선례, 가격·서비스 격차, 활용 기회 등을 종합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전환 비율을 결정해야 한다"며 1대 0.9 비율을 제안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외부 컨설팅을 통해 마일리지 가치 분석을 진행 중에 있다. 만일 대한항공이 제출한 방안이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으면 통합 항공사 출범 시점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마일리지 통합 과정에서 가치 하락이나 소멸 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대한항공이 남은 한 달 동안 얼마나 설득력 있는 기준을 내놓느냐가 통합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