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반도체 Top 15’ 지수, 0.20% 상승 … DB하이텍 1.82%↑젠슨 황 CEO “AI 공장, 수조 달러 규모의 새로운 산업이 될 것”AI 서버 수요 증가, 메모리 수요로 이어져 … 불확실성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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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관련주들이 강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생태계 확대를 강조하자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다.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반도체주들로 구성된 ‘KRX 반도체 Top 15’ 지수는 전장(2160.25)보다 4.38포인트(0.20%) 오른 2164.63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1336만주, 1조800억원으로 집계됐다.지수 구성 종목별 주가 흐름은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DB하이텍은 1.82% 상승해 오름폭이 가장 컸고 ▲리노공업(1.42%) ▲SK하이닉스(1.30%) ▲HPSP(0.45%) ▲ISC(0.20%) ▲삼성전자(0.18%) ▲와이씨(0.10%)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반면 LX세미콘은 3%대 약세를 나타냈고 ▲테크윙(-2.91%) ▲주성엔지니어링(-1.64%) ▲피에스케이홀딩스(-1.40%) ▲원익IPS(-1.34%) ▲이오테크닉스(-0.98%) ▲티씨케이(-0.44%) ▲한미반도체(-0.35%)는 하락 마감했다.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전반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는 1.43% 상승했으며 ▲키움투자자산운용 ‘KIWOOM K-반도체북미공급망(0.93%)’ ▲우리자산운용 ‘WON 반도체밸류체인액티브(0.83%)’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AI반도체포커스(0.69%)’ 등이 뒤를 이었다.젠슨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19일(현지 시각)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 기조연설을 통해 대만에 슈퍼컴퓨터를 구축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AI 슈퍼컴퓨터 인프라 구축’에는 엔비디아와 폭스콘, TSMC,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 등 정부와 기업이 모두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황 CEO는 엔비디아를 ‘AI 인프라 기업’으로 정의하며 ‘AI 공장’ 구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AI 공장에서는 에너지를 투입하면 가치 있는 무언가를 생산해낸다”며 “요즘 기업들은 지난 분기, 지난달에 얼마나 많은 토큰을 생산했는지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AI 공장은 수조 달러 규모의 새로운 산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또한 KB증권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향후 2~3년 내 중국 AI 시장이 500억달러(한화 약 7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며 상하이에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중국 고객사 요구와 미국 규제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중동 시장에서는 AI 칩 공급 계약을 확대하며 빅테크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지원하는 AI 스타트업 휴메인(Humain)과 1만8000개 이상의 최첨단 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아랍에미리트(UAE)와도 연간 최대 50만개의 AI 칩 수출 계약을 합의했다. 엔비디아와 중동의 계약은 향후 블랙웰(GB300)에 대한 수요 우려를 일부 해소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AI 서버 수요 증가는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외에도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와 같은 메모리 수요로 이어진다”며 “반도체 업종의 경우 빅테크의 AI 설비투자 불확실성과 대 중국 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향후 예상되는 불확실성은 관세 협상의 추가 진전 여부”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은 각각 0.87배, 1.22배로 불확실성을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며 “향후 불확실성 조기 해소 여부에 따라 주가 방향성과 기울기는 결정될 것”이라고 부연했다.시장에서는 반도체주들이 올 하반기 증시의 ‘조커 픽’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봤다. 그간 반도체주들의 주가와 실적의 괴리가 너무 컸고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과 AI 업황 간 우려의 연결고리가 끊어지고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추구하는 관세+감세의 조합은 상품 소비 유인을 약화시키고 설비투자의 유인을 높인다는 점도 향후 소비재·B2C보다 자본재·B2B 업황에 긍정적인 판도가 펼쳐질 것을 의미한다.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실적도 양호할 공산이 큰데 수급상 빈집이며 거시적으로 유리한 판 위에 놓여있다”며 “최근 빠른 속도로 반등했고 사이클상 반도체의 턴은 아니지만, 하방 위험보다는 상방 위험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분석했다.다만, 일각에서는 올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다시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올해 D램 수요는 관세 부과 전 선구매 영향으로 둔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삼성전자와 CXMT의 생산량 증가에 따라 DDR5 현물과 재고가 과다한 DDR4, 낸드(NAND) 가격 반등은 장기화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역사적으로 경기선행 지표들을 6개월 후행해온 반도체 업황은 그간의 하락세를 반영하며 올해 1월부터 둔화했으며 반도체 주가는 경기선행 지표들과 동행하고 업황에 6개월 선행해 지난해 7월부터 하락 추세에 진입했다”고 말했다.송 연구원은 “경기선행 지표들의 추세 상승 전환 시 이는 반도체 주식에 대한 본격 매수 신호”라면서도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올해 1월까지 반등하다 2, 3, 4월에 하락했는데, 트럼프 정부의 인위적인 금리 인하·고관세 정책이 실현될 경우 해당 지수와 반도체 주가의 단기 내 추세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