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연장' 세계적 추세 … 韓, 조기 대선에 논의 중단"정년 65세 올려야" 79% … "60세 유지" 16% 그쳐여야 모두 필요성엔 공감 … 새정부 출범 후 본격 논의 될 듯
-
- ▲ 노인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 신청서 작성하는 구직자 ⓒ연합뉴스
덴마크에서 정년을 70세로 연장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잠시 논의를 멈춘 '정년 연장' 문제가 재조명받고 있다. 청년 일자리 부족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현실을 외면할 순 없지만, 세계적인 정년 연장 추세를 거스를 수도 없는 만큼 차기 정부에서 정년 연장 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23일 외신 등에 따르면 덴마크 의회는 22일(현지시간) 15년 내에 정년을 유럽 최고인 70세로 상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덴마크는 법정 정년을 2040년까지 현재 67세에서 70세로 연장하게 된다.덴마크는 2006년부터 기대 수명과 연동해 정년을 5년 단위로 연장하고 있다. 덴마크 외에도 프랑스가 2023년까지 64세로 연장하고 독일은 66세인 현 정년을 2029년까지 67세로 늘리는 등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정년 연장에 동참하고 있다.법정 정년 60세인 일본의 경우 기업에 계속 고용 옵션을 제공해 65세까지 근로자 재고용을 유도하고 있고, 싱가포르는 현행 63세인 정년을 내년까지 64세로, 2030년까지 65세로 각각 상향 조정한다. 이처럼 정년 연장 문제는 세계적인 추세인 것이다.6월 3일 대선 이후 좌우 진영 관계 없이 어떤 정권이 출범하더라도 정년 연장 문제를 도외시할 순 없다는 지적이 많다. 정년 연장에 대한 논의는 조기 대선 국면으로 인해 일시 중단됐지만, 여야가 모두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대선 이후 계속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현재 정년 연장 문제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다루고 있다. 노동계가 비협조적이어서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최근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국민연금 개혁에 합의한 만큼 대선 이후 정년 연장 문제가 탄력을 받을수도 있다.양당은 정년 연장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은 노동계가 요구하는 법 개정을 통한 일률적이고 임금 감소 없는 정년 연장안을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일률적인 정년 연장 대신 자율적인 '퇴직 후 재고용'과 임금체계 개편을 전제로 한 연장 방안으로 맞서고 있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주 4.5일제 단계적 도입과 실노동 시간 단축 로드맵을 추진하겠다"고 적으면서 "정년 연장도 사회적 합의로 추진할 것"이라고 적었다.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최근 경제5단체와 만난 자리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의 '일률적인 법정 정년 연장은 고령 인력에 대한 부담을 더욱 높여 청년층 신규 채용 기회를 축소한다'며 퇴직 후 재고용 방식을 검토해달란 요청에 "전적으로 제 생각과 같다"고 답했다.정년 연장 논의를 이끌고 있는 경사노위는 법으로 65세 정년 연장을 못박는 대신 기업의 고령자 계속 고용을 의무화하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기업의 부담을 덜면서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늦춰지고 정년 연장을 희망하는 국민 여론이 높다는 점을 감안한 노사 절충안인 셈이다.경사노위 공익위원들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에서 '고령자 계속고용의무 제도화에 관한 공익위원 제언’을 발표했다. 법정 정년은 60세로 놔두되 2033년부터 근로자가 원하면 65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하자는 것이다.위원회는 계속고용의무제도의 설계 원칙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 △청년 일자리와 조화 △노동시장 활력 제고 △제도 운영의 노사 참여 등 네가지를 제시했다.앞서 한국갤럽이 지난 3월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정년을 65세로 올려야 한다'는 79%, '정년을 60세로 유지해야 한다'는 16%로 나타났다.정치권 관계자는 "정년 연장 논의는 시대적인 요구"라며 "대선이 끝나면 경사노위 논의와 별도로 국회에서도 정년 연장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국민적인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