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소비층, 교민에서 현지인으로 전환가정·유흥 비중도 역전 … '일상에서 즐기는 술'로 탈바꿈'이슬라이브' 등 콘텐츠 통해 MZ 세대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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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동균 하이트진로 베트남 법인장이 현지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하이트진로가 동남아시아 공략을 기반으로 지난해 선보인 비전 ‘진로(JINRO)의 대중화’의 구제척인 방향성을 제시했다.‘문화’와 자연스러운 연계를 통해 소비자 일상에 스며들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주류 트렌드를 만들어나가겠다는 포부다.5월 1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국동균 하이트진로 필리핀 법인장은 “필리핀은 당사 제품에 대한 높은 접근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글로벌 전략을 실행해온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다”고 소회했다.하이트진로가 필리핀에서 본격적으로 현지화에 나선 것은 2019년이다. 그 해 7월 수도 마닐라에 법인을 설립한 것.필리핀은 하이트진로가 진출한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성공적으로 현지화가 된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다.이는 주요 소비층이 현지 교민에서 현지인 중심으로 옮겨가고, 음용 트렌드 역시 청포도에이슬 등 과일리큐르에서 일반 소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또 과거 한인타운 식당에서만 찾아볼 수 있던 소주를 로컬 마트에서도 판매하는 등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기 때문이다.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와는 달리 이른바 ‘짝퉁 소주’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수천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 특성상 유통망과 물류를 구축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국 법인장은 “짝퉁 소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현지의 저가 소주 브랜드가 진로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물류 시스템을 만들고 추가로 가격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이어 “필리핀은 소주병을 만드는 제조사가 부족한 것도 (짝퉁 소주가 적은) 이유로 꼽힌다”고 말했다. -
- ▲ 현지마트 매대에 진열된 하이트진로 제품들ⓒ하이트진로
필리핀은 2024년 기준 약 1억여명의 인구를 가진 국가로 5.6%의 GDP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내수 시장이 안정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필리핀은 아시아에서 1인당 알코올 소비량 8위를 기록했다. 맥주 중심의 소비 구조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수입 주류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초기 필리핀 소주 시장은 한인 소비층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나, 최근 현지 교민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하이트진로의 소주 수출은 오히려 증가했다.실제로 재외동포청에 따르면 2013년 약 8만8000명이던 필리핀 내 재외 동포 수는 2023년 약 3만4000명으로 약 61%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의 필리핀 소주 수출량은 약 3.5배 증가했으며,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약 41.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또 2021년 하이트진로의 필리핀 내 소주 판매 구성비 기준으로 과일리큐르 제품이 약 61%를 차지했으나, 2024년에는 일반 소주의 비중이 약 68%를 기록했다. 다양한 플레이버로 소비자들에게 제품 경험을 제공한 뒤, 일반 소주로 자연스럽게 전환됐다는 분석이다.이는 하이트진로가 시장 초기 한인 동포 위주였던 시장을 개편하기 위해 현지 유통사와 전략적인 제휴를 이어갔다. 현지 최대 유통사인 PWS(Premier Wine&Sprits, Inc)를 비롯해 SM그룹, S&R멤버십 쇼핑, 세븐일레븐 등 폭넓은 유통 채널에 입점했다.실제로 지난해 기준 가정시장 비중은 71%에 이른다. 법인 설립 전해인 2018년 40%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전략이 먹혀들어갔다는 설명이다. -
- ▲ 필리핀 프랜차이즈 '삼겹살라맛'에서 진행된 '이슬라이브' 촬영 현장ⓒ하이트진로
동시에 필리핀 소비자의 기호와 문화에 기반한 현지 맞춤형 전략을 꾸준히 전개해왔다. 특히 현지 음식과의 페어링 콘텐츠 개발, K-팝 콘서트 후원, 디지털 마케팅 등을 확대하며 브랜드 인지도와 소비자 친밀도를 동시에 높이고 있다.최근에는 한류 확산과 함께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하이트진로는 현지 인기 삼겹살 프랜차이즈 ‘삽겹살라맛(Samgyupsalamat)’과 ‘로맨틱 바보이(Romantic Baboy)’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한국식 주류 문화에 대한 관심에 따라 맥주 제품인 ‘테라’, ‘켈리’ 론칭도 검토하고 있다. 드라마 등을 통해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맥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기 때문이다.국 법인장은 “앞으로도 필리핀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현지화 전략을 더욱 강화해 필리핀 법인이 전 세계 ‘진로(JINRO)의 대중화’를 이끌어가는 중심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