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남시, 동서울변전소 허가 조건으로 아트센터 요구280km 구간 마을 79곳 동의 받았는데 마지막 관문서 막혀하남시 "전자파 주민 우려 해소하려면 아트센터 혜택 필요"한전 "전국에 변전소 900개인데 매번 아트센터 못 지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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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하남시 동서울변전소 전경. ⓒ한국전력 제공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의 마지막 관문인 동서울변전소 건설을 두고 경기 하남시가 한국전력을 상대로 '한전아트센터' 건립을 요구하면서 공사 허가를 내주지 않아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AI(인공지능) 산업 성장으로 국가 전력망 확충이 시급한 상황에서 지자체가 국가 전력망을 볼모로 볼썽사나운 지역 이기주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27일 전력 업계에 따르면, 한전과 하남시는 지난 4월 김동철 한전 사장과 이현재 하남시장의 면담 이후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 건설 문제를 두고 계속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동서울변전소는 동해안에서 보내는 전기를 직류에서 교류로 바꾸고, 전압을 낮춰 수도권 각 기업과 가정 등에 공급하기 위한 핵심 시설이다. 한전은 지난달 말 송전선로 280km가 지나가는 마을 79곳 모두에서 주민 동의를 받은 상태댜. 하남 강일동에 위치한 동서울변전소 증설 인허가만 남았다.하남시는 주민 반대 여론이 커 한전이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와 같은 문화·예술 시설을 지어줘야만 공사 허가를 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이현재 하남시장은 "하남 시민들은 아파트 단지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변전소를 마주하게 된다"며 "전자파에 대한 주민 우려를 해소하고 랜드마크형 변전소 조성은 물론, 아트센터와 같이 주민들이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한전 측이 제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한전은 예산 문제로 하남시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전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채 규모는 207조원에 달한다. 1분기에 부담한 이자 비용만 1조1500억원이다.김동철 한전 사장은 "하남시 주민들의 요구 사항을 최대한 만족시켜 드리려고 한다"면서도 "전국에 변전소가 약 900개인데 증설할때마다 아트센터를 지어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아트센터 같은 문화·예술 시설을 신축하기 위해선 통상 400억원 안팎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한전아트센터의 경우 지하에 변전소가 있기 때문에 금액을 추정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400억원 보다는 예산이 더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다만, 한전은 합리적인 예산 내에서 변전소 외관을 공장형이 아닌 복합건물 형태로 주민 친화적인 랜드마크형으로 조성하겠다고 하남시를 설득하고 있다.이와 함께 한전 및 계열사 직원들이 상주 근무함으로써 전자파 우려도 해소시키고, 건물 내부에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체육 시설이나 휴식 공간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