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계획안 통과…분양·임대 동·호수 별도추첨 수용현금 기부채납 통해 소셜믹스 무력화…실효성 논란
  • ▲ 구마을3지구 위치도. ⓒ서울시
    ▲ 구마을3지구 위치도. ⓒ서울시
    오는 8월 입주를 앞둔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3지구(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가 벌금 20억원을 내고 일반분양과 임대주택을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현금 기부채납으로 서울시의 소셜믹스가 사실상 무력화되면서 업계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27일 머니투데이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1일 제8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강남구 대치동 964번지 일대 '대치동 구마을3지구 재건축 정비사업 정비계획 변경안'을 원안 가결했다.

    시는 심의에서 해당단지의 일반분양·임대주택 동·호수 별도추첨을 조건부 수용하는 대신 재건축조합에 현금 기부채납 방식의 벌금 20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감정평가 주택가액 차액 3.5배를 적용한 금액이다.

    토지 감정평가금액이 1㎡당 3880만원인 걸 감안하면 52.41㎡ 부지 규모 기부채납이 이뤄진 것이다.

    이 아파트는 앞서 일반분양과 임대주택 동·호수 추첨을 별도로 진행해 사실상 임대와 일반분양을 분리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단지내 일반분양과 임대주택을 섞어 배치하는 시의 소셜믹스 원칙을 정면으로 어긴 것이다.

    시는 "제도를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 사례"라며 소셜믹스 원칙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금 기부채납 수용이라는 선례를 남긴 만큼 정책 실효성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업계에선 "돈만 내면 소셜믹스를 안 해도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여론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소득수준이 높은 강남 재건축단지들이 너도나도 현금 기부채납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서울시가 사실상 요금제 소셜믹스 길을 열어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는 지하 4층~지상 최고 16층·8개동·282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중 37가구가 임대주택 물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