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 스프레드, 1분기 이어 2분기도 300달러 밑중국발 공급과잉·수요 부진 … 업황 불황 장기화李, 비전 및 방향성 중심 '석유화학 특별법' 공약구체적인 방안은 없어 '빈약' … 지원책 마련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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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당시 석유화학업계 공약ⓒ뉴데일리DB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가운데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가 AI 반도체와 기본소득 등에 쏠리면서 업계 위기 대응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석유화학 특별법’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어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5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지표인 NCC(나프타 분해설비) 스프레드는 올 1분기 평균 톤당 287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4월 281달러, 5월 295달러 등 2분기에도 손익분기점(톤당 약 300달러) 아래서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NCC 스프레드가 250달러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높아졌지만, 여전히 수익 구간은 밑돌고 있다.NCC 스프레드는 국내 업체의 NCC설비를 통해 나오는 에틸렌, 프로필렌, 벤젠, 부타디엔 등 기초유분 제품 가격에 원료(나프타) 가격을 뺀 값을 나타낸다. 2023년 이후 중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기초유분 수요가 줄어든 데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제품가 하락이 맞물리며 NCC 스프레드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국내의 대표적인 NCC 설비 업체인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여천NCC 등은 지난해수천억원대 손실에 이어 올 1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중국이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NCC 설비 증설로 석유화학 산업의 자급률을 80%에 근접하게 끌어올렸고, 중국발 저가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유입되며 한국산 제품 경쟁력이 약화된 탓이다.업계에서는 중국의 공급과잉이 2026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 사이 글로벌 수요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황이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수익성 방어를 위해 기초유분 생산을 줄이고 고부가 스페셜티(특수 소재)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범용 제품의 수익성 악화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P글로벌이 발표한 2025~2030년 석유화학제품 신규 증설 전망치에 따르면 중국은 에틸렌 증설 규모 전망치가 기존보다 4.9% 증가했고, PE(폴리에틸렌)와 PP(폴리프로필렌)가 각각 13.2%, 44.1% 뛰었다”면서 “중국 중심으로 공급과잉이 더 심해져 범용 제품의 약세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위기에 빠진 석유화학업계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 주도의 사업재편 및 지원책 마련 등 대대적인 구조개편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환경 변화에 따른 외부 영향인 만큼 기업의 자구책만으로는 버티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석유화학 특별법’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정부 주도의 산업 구조개편과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 개발 지원을 약속했다. 특별법을 제정해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는 방향성과 비전 중심으로 제시된 공약이어서 내용이 빈약하다는 평을 받았다.석유화학 산업에 대한 세제 혜택, 연구개발(R&D) 지원, 설비 현대화 자금 등 지원책이 구체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는 AI 반도체 산업 육성에 100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기본소득 도입 및 노동시간 단축 등 사회적 공약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이 사이 석유화학과 철강 등 전통 제조업은 뒷전으로 밀린 형국이다.업계 관계자는 “생산구조 개선, 원가 경쟁력 강화, 손실 사업 정리 등 기업들은 저마다 할 수 있는 구조조정을 시행해 왔고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다”며 “정부가 석유화학, 철강 등 전통 산업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단기 부양책보다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