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지방 세포를 자유롭게 배치해 블록처럼 조립하는 방식기존 배양육 제조라인에도 적용 가능, 대량생산에 유리미국화학회(ACS) 발간 '응용재료 및 인터페이스' 6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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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동 연구진. 왼쪽부터 한국화학연구원 람 탄 하오 박사후연구원(제1저자), 인하대 오동엽 교수, 한국화학연구원 김효정 선임연구원, 서강대 박제영 교수.ⓒ서강대
서강대학교는 화공생명공학과 박제영 교수가 실제 고기와 같은 '마블링' 구조를 구현할 수 있는 자가치유형 지지체(Self-healing Scaffold)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실제 고기와 유사한 외형과 식감을 갖는 배양육 조직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이번 연구는 인하대 오동엽 교수, 한국화학연구원 김효정 박사가 공동 참여했다.지금까지의 배양육은 근육과 지방이 따로 배양돼 서로 결합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마블링이 없는, '근육 덩어리' 같은 단조로운 식감을 지닌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스스로 회복하는 고분자 지지체를 통해 근육과 지방 세포를 원하는 위치에 배열하고, 실제 고기와 유사한 외형과 식감을 갖도록 배양육을 제작할 수 있다. -
- ▲ 자가치유형 지지체로부터 '마블링' 배양육 제조 방법 소개 및 기존의 공동배양(co-culture) 및 단독배양(monoculture) 방식의 단점 비교.ⓒ서강대
연구진은 생리적 조건(37℃, 수분, 영양분 등)에서 스스로 복원되는 '자가치유 고분자 스캐폴드'를 개발했다. 이 스캐폴드는 원하는 모양으로 자유롭게 형상화할 수 있다. 각 구조에 근육이나 지방 세포를 별도로 배양한 뒤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방식으로 마블링 조직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이는 복잡한 인쇄나 접착 공정 없이도 자연스러운 계면 형성과 고정이 가능하며, 센티미터(㎝)급의 대형 조직 제작이나 모듈화된 대량생산에도 유리한 구조다. 배양육 상용화를 위한 생산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해당 지지체는 보로닉산 작용기를 화학적으로 도입한 키토산(ChsB(OH))과 폴리비닐알코올(PVA) 간 상호작용으로 구성된 하이드로겔로, 이들 간의 시스-디올 결합과 수소결합을 통해 형성된 이중 네트워크 구조를 가진다. 이런 동적 결합은 중성 pH(산성도)에서도 자가치유 기능을 가능하게 하며, 조직화된 세포 구조의 안정적인 접합을 유도한다. -
- ▲ 자가치유형 지지체로부터 배양한 근육, 지방 세포 및 ‘마블링’ 배양육 제조 결과물.ⓒ서강대
특히 마블링(소위 고깃결 모양)을 재현할 수 있다. 고기 특유의 씹는 맛과 육즙은 근육과 지방이 불규칙적으로 배치된 구조에서 비롯되는데, 연구팀의 스캐폴드는 이런 복잡한 구조를 모사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세포 정렬성과 조직 안정성을 보여줬다. 실험 결과 실제 고기의 마블링에 근접한 조직이 형성됐다.연구팀은 기존 배양육 제조 설비에도 적용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 스캐폴드 소재는 비교적 값싼 원료로 제조할 수 있어 대량 생산에도 유리하다. 이는 고기 한 덩이 가격이 수십만 원에 이르던 초기 배양육의 상용화 장벽을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박 교수는 "고기의 조직감과 맛을 구현하려면 단순히 세포를 키우는 것을 넘어 복잡한 조직 구조를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가치유형 스캐폴드는 그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CS)에서 발간하는 세계적 학술지 'ACS 응용 재료 및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6월호에 서포팅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한국화학연구원 람 탄 하오(Lam Tan Hao)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 박제영 교수와 오동엽 교수, 김효정 선임연구원이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
- ▲ 서강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심종혁 총장.ⓒ서강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