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형제 중 '방산' 진두지휘 ... 미래 총수에 '성큼'재계 3,4세 중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경영 능력 입증자기관리 끝판왕... 온화한 성품에 헬스 등 운동 즐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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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방문한 김동관 부회장 ⓒ한화
한화그룹이 시가총액 100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여섯 번째로 '100조 클럽'에 진입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태양광'에 진심이었다면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방산'에 진심인 것. 이를 토대로 한화그룹 '제 2의 도약'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11일 한국거래소 기준, 한화그룹의 상장 계열사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100조9237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35조8870억원 수준에서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말(약 42조원)과 비교해도 2배를 훌쩍 뛰어 넘는 수준이다. 재계 시총 순위에서도 삼성, SK, 현대차, LG, HD현대에 이어 여섯 번째로 올라섰다.한화의 고공행진 동력으로는 김동관 부회장이 이끄는 방산 계열사들의 폭발적 성장이 꼽힌다.대표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분기 매출 2조9914억원, 영업이익 56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3%, 3060.2% 급증한 수치다. 주가는 올초 대비 144% 올라 시총은 44조원을 돌파했다. 그룹 전체 시총의 절반 가까이 책임지고 있다.한화오션은 조선 슈퍼사이클 수혜에 힘입어 연초 대비 시총이 두 배 이상 증가해 24조원을 넘어섰고, 한화시스템도 방공망·우주·AI 전장 시스템 기반 수요 확대에 따라 실적과 기술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김 부회장은 한화 3형제(김동관·김동원·김동선) 중 방산 분야를 총괄하며 그룹의 미래 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오너 후계자 역할을 넘어, 실적 중심의 실무형 리더십을 통해 직접 계열사 재편과 글로벌 확장을 이끌고 있는 것.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천무 등을 필두로 지상방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등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 우려가 커진 폴란드 등 유럽 국가에 신속히 납품하며, 한화는 실전 대응력과 공급망 신뢰성 측면에서 세계 최상위 수준의 방산 경쟁력을 증명했다특히 K9 자주포의 경우, 글로벌 자주포 시장의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는데 2001년 튀르키예 첫 수출을 시작으로 현재는 한국을 비롯해 총 11개국이 K9 유저클럽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폴란드에서 열린 K9 유저클럽에는 미국과 스웨덴이 참관국으로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동시에 유럽 내에서 K방산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화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하며 해외 방산 거점 확보에 나섰다.이를 위한 재원 마련 차원에서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대규모 자금 조달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논란이 제기되자 김동관 부회장은 3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직접 매입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내보였다. 이 금액은 김 부회장이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수령한 보수와 비슷한 규모다.김 부회장은 미국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Austal) 인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화는 최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로부터 오스탈 지분을 최대 100%까지 보유할 수 있는 승인까지 받아냈다. 오스탈은 미 해군의 근접해안작전함(LCS)과 고속전투함(EPF) 등을 건조하는 전략기업으로 꼽힌다. 인수가 완료되면 한화는 미국 본토 내 조선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한화오션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조선·방산 수출의 글로벌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김 부회장은 이 과정에서 직접 미국 및 호주 주요 당국자와 면담하며 외교무대 전면에 나섰다. 또 올해 초부터 아랍에미리트 방산전시회(IDEX), 싱가포르 에어쇼 등에도 연이어 참석하며 방산 수출 외교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의 만남까지 공개돼 국내외 정치·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그는 한화 창업주이자, 할아버지인 현암 김종희 회장의 창업철학인 '사업보국'을 계승해 국익과 산업 전략을 연결짓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방산·에너지·우주로 이어지는 미래 산업에 장기 투자를 이어가며, 단기 실적에 매몰되지 않는 국격 중심의 성장 전략을 실현해 나가는 모습이다. -
-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오른쪽)이 지난 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캔들라이트 만찬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부장관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한화
김 부회장은 자기관리 '끝판왕'으로도 불린다. 다른 재벌 3~4세와 달리 젊은시절부터 절제된 태도로 구설에 오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재계의 대표적인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로 꼽힌다. 학창시절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고 미 명문 사립인 세인트폴 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미국 하버드대 정치학과 재학 시절에는 온화한 성품으로 한인학생회장을 맡는 등 '리더십'이 돋보였다고 한다. 이후, 공군 통역장교로 군 복무를 마쳤다.김 부회장은 2010년 한화에 차장으로 입사한 뒤에는 2012년 한화큐셀 인수를 이끌었고 2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이후, 한화큐셀은 태양광 분야 선두기업으로 성장했다. 2020년에는 한화큐셀, 케미칼, 첨단소재 등을 모아 한화솔루션으로 재탄생시켰다. 이후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한화 부문장 등을 거쳐 현재는 한화 부회장 및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를 맡고 있다.최근 체중이 감량된 모습인데 취미로 헬스 등 운동을 즐긴다고 한다. 주변 임원들에게도 헬스를 권하며 건강관리를 강조한다고 전해진다. 또 평소 책을 좋아하는데 경영 관련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책을 두루 읽고 주변 직원들에게도 선물했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재계에서는 김동관 부회장을 차세대 오너그룹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한화의 장남이라는 배경을 뛰어 넘어 스스로 경영 능력을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입증해낸 인물로 꼽힌다.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김 부회장은 그룹 내 권한이나 지분보다 실적과 행동으로 입증해가는 인물"이라며 "오너 경영자이자 실무 경영자로서의 입지가 가장 균형 잡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