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 … 0.87%↓대형주 전반 약세 … 방산·석유·해운株는 급등“미국과 이란 반응 지켜보며 사후 대응해야”
-
- ▲ ⓒ연합뉴스
이스라엘 공군의 이란 공습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증시 ‘허니문 랠리’에 급제동이 걸렸다. 시장에서는 전면전만 발생하지 않으면 금융시장이 단기간 내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양국 간 충돌이 격화될 경우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2920.03)보다 25.41포인트(-0.87%) 내린 2894.62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54포인트(0.36%) 오른 2930.57로 출발했지만, 이후 약세로 전환하며 2900대를 내줬다.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4673억원, 1211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기관이 6113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거래량은 9억2100만주, 거래대금은 17조2170억원을 기록했다.시가총액 기준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KB금융(0.09%), HD현대중공업(1.91%)은 상승 마감한 반면 ▲삼성전자(-2.02%) ▲삼성바이오로직스(-0.97%) ▲LG에너지솔루션(-2.63%) ▲한화에어로스페이스(-0.84%) ▲현대차(-1.24%) ▲삼성전자우(-2.66%) ▲기아(-1.22%) 등 대형주 전반이 약세를 나타냈다. SK하이닉스는 보합권에 머물렀다.이날 코스닥 지수의 경우 전일(789.45)보다 2.61% 급락한 768.86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은 3364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352억원, 90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거래량은 10억7935만주, 거래대금은 7조8174억원이다.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은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 파마리서치는 투자를 담당하는 존속법인 ‘파마리서치홀딩스’와 기존 에스테틱 사업을 영위할 신설법인 ‘파마리서치’로 인적분할한다는 소식에 17.11%나 폭락했다. 이 밖에 ▲알테오젠(-6.09%) ▲에코프로비엠(-5.64%) ▲HLB(-1.31%) ▲에코프로(-4.35%) ▲레인보우로보틱스(-4.15%) 등이 동반 하락했다.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는 장초 상승 출발했지만,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 타격 소식에 하락 전환했다”며 “주말 간 지정학적 갈등 파급력이 커질지 확인해야 하며 유가 등의 상승세가 지속되면 물가 상방 압력, 금리인하 기대를 저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국고채 금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정보센터가 집계한 만기별 국고채 고시 금리를 살펴보면 채권 시장에서 2년 만기 국고채는 전일보다 4.3bp(1bp=0.01%포인트) 오른 2.466%, 3년 만기 국고채는 3.3bp 상승한 2.462%에 거래를 마쳤다. 5년물도 1.6bp 오른 2.597%를 나타낸 반면 10년물은 8bp 내린 2.819%에 장을 마감했다. 장기물인 20년, 30년, 5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2.8bp, 2.7bp, 1.9bp씩 하락했다.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 채권 시장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장기물 금리는 하락하고 유가와 환율은 상승했다”며 “단기 채권 금리는 12일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적 발언(과도한 금리인하는 실물경기 회복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우려) 영향으로 약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앞서 코스피는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기대감으로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한 바 있다. 하지만, 13일 새벽(현지 시각) 이스라엘 공군이 이란을 폭격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짙어진 모습이다.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간 급등한 국내 증시의 조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 그간 상승에 따른 조정의 명분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다만, 일부 섹터에는 호재로 작용하기도 했다. 실제 이날 방산주로 분류되는 대성하이텍은 29.41% 폭등했으며 ▲풍산(22.15%) ▲한일단조(17.89%) ▲코츠테크놀로지(15.87%) ▲LIG넥스원(14.35%) ▲휴니드(14.01%) ▲빅텍(12.08%) ▲기산텔레콤(10.14%) 등도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또한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으로 석유·해운 관련주들도 강세장을 펼쳤다. 대표적 석유주로 꼽히는 중앙에너비스(29.99%)와 흥구석유(29.97%)는 상한가에 직행했고 대성에너지(24.02%), 극동유화(14.29%), S-Oil(7.60%)도 올랐다. 해운주 중에서는 흥아해운이 29.79% 상승해 상한가에 이름을 올렸고 STX그린로지스(21.46%), 대한해운(8.91%), HMM(5.22%) 등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전문가들은 전면전으로 확대될 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간 이란은 자국 내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뚜렷한 ‘레드라인(위반할 경우 대가를 반드시 묻겠다는 기준)’으로 삼아왔는데,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을 ‘레드라인’을 넘은 것으로 간주하고 대규모 보복을 시사해 전면전 우려가 커졌다.한지영 연구원은 “앞으로 중요한 것은 이란 핵시설을 정말 타격했는지, 이란이 어느 정도 수위로 보복할 것인지가 될 것”이라며 “과거처럼 서로 합의 하에 몇 차례 교전 시늉으로 그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현시점에선 미국과 이란의 반응을 지켜보며 사후 대응하는 게 옳다”고 조언했다.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면전만 아니라면 단기간의 변동성 확대 이후 증시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기업 이익이 둔화하는 와중이라는 점에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고 주말에 전면전 여부의 가닥이 잡힐 수 있어 관련 이슈에 좀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