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스라엘 군사 충돌에 숨고르기단기 조정에도 상승 추세 전망 힘실려원화 강세 따른 외국인 순매수세·개인 투심 회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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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정부 출범 전후로 단숨에 급등하며 3000대를 넘보던 코스피가 중동발(發) 리스크로 조정받고 있다. 증권가에선 단기적인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외국인의 수급과 시중 유동성을 감안할 때 추세적인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시는 상승랠리를 이어왔다.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코스피는 한 달간 11.02% 올랐는데, 이는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이었다. 코스피는 G20 주요 지수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코스피는 지난 3일 대선 이후 7거래일 연속 오르는 '허니문 랠리'에 약 3년 5개월 만에 2900대를 회복했다. 지난 연말 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새 정부 출범으로 해소된 데다 정책 기대감, 증시 부양 공약 등이 투자심리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잘나가던 국내 증시에 제동이 걸린 건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탓이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 충돌에 코스피는 7거래일간의 상승 랠리를 멈추고 지난 13일 2900대를 반납했다.

    이와 관련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동 갈등으로 인한 증시 조정은) 주식시장에서 그간 상승에 따른 조정의 명분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인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상승 추세 반전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새 정부의 정책 기대감이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완충 기제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이날 오전 10시45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07포인트(0.45%) 상승한 2907.69에 거래되고 있다. 중동 갈등으로 2900대를 반납한 지 하루 만에 다시 상승세다.

    증권가에선 원화 강세 영향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 유입 확대로 증시가 상승을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증시 상승을 견인한 것도 외국인들이다. 지난해 8월부터 9개월간 코스피 '팔자'를 이어간 외국인은 지난 5월부터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들은 대선 이후 상승 기간 4조3544억원을 사들여 지수를 견인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대선 이후인 3일부터 12일까지 7거래일 연속 총 5조127억원을 사들였다. 이 기간 달러·원 환율은 1378원에서 1354원까지 내렸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4월 조기대선 일정 수립되며 정치 불확실성 해소, 5월 들어 미·중 갈등 완화 조짐에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자 달러 대비 원화 가치도 여타 통화와 키 맞추기 시작했다"면서 "특히 5월 초 대만 달러 환율 급락세에 연동돼 원·달러 환율은 다시 1300원대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 흐름이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원화가 더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iM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은 당분간 1340원~1380원 사이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신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 국내 주식시장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과 미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릴 경우 원화 강세가 추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경기·증시 부양 기대로 시장 상승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유동성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증시의 추가 강세를 점치는 배경이다.

    지난 12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62조9444억원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예탁금이 60조원을 넘긴 건 지난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투자자 예탁금은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으로, 통상 주식 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다.

    같은 날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8500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이 11조38억원, 코스닥시장이 7조846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잔고가 18조2739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거래일 만에 6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과 원화 강세가 증시 상승을 이끌자 시중의 투자 자금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 요인의 하나는 '매도 공백'으로, 외국인은 아직 매수 초기인 만큼 다시 매도로 전환할 유인이 크지 않고 개인 자금까지 들어오기 시작하면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질 것"이라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지만 대기 자금이 풍부해 조정이 있더라도 조정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이번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 충돌 사태가 조속히 마무리될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기존의 증시 상승세를 훼손하는 대형 악재로 격화될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