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요금 유지 수준 ‘통합요금제’ 출시합산 점유율 넷플릭스 넘어 파급효과 기대오리지널 경쟁력 부족, SBS 빠진 것 한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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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빙과 웨이브가 조건부 합병을 바탕으로 통합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첫 시험대에 올랐다. 독주 체제인 넷플릭스를 견제할 토종 OTT로 재탄생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16일 티빙-웨이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통합요금제 ‘더블 이용권’ 판매를 시작했다.

    더블 이용권은 티빙과 웨이브 콘텐츠를 함께 시청 가능한 요금제로, 월 9500원부터 1만9500원까지 4종으로 구성됐다. 새 요금제 출시를 기념한 프로모션으로 9월 말까지 월 9500원의 ‘더블 슬림’ 이용권을 월 7900원에 제공한다. 더블 슬림 이용권을 이용하지 않고 개별 구독 시 총 1만3400원인 점을 고려하면 41% 요금 할인이 적용되는 것.

    통합요금제 출시는 앞서 10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현행 요금 수준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티빙과 웨이브의 기업 결합을 승인한 결과다. 공정위는 양사 결합 시 점유율 1위 사업자가 탄생하면서 실질적인 구독료 인상 우려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더블 이용권 출시는 양사가 합병 절차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너지를 미리 시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합병을 통해 넷플릭스를 넘어설 최대 규모 OTT 탄생을 기대해 왔다. 와이즈앱리테일의 OTT 단독 사용자 비율 조사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의 단순 합산율은 49%로 넷플릭스(48%)를 넘는다는 점에서다.

    통합요금제는 잇따른 OTT 가격 인상과 계정공유 차단 정책으로 복수 OTT에 대한 이용 부담이 높아졌다는 것에도 부합하는 전략이다.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싶지만, 가격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들의 니즈를 공략한다는 차원에서다.

    다만 넷플릭스를 따라잡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 상황이다. 실적 측면에서 티빙과 웨이브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은 SBS가 이번 요금제에서 빠졌다는 부분도 한계로 지적된다.

    OTT 선택의 기준이 되는 티빙과 웨이브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넷플릭스 대비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넷플릭스가 ‘폭싹 속았수다’와 ‘광장’ 등의 흥행에 힘입어 MAU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티빙의 올해 오리지널 신작 중에서는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외에 뚜렷한 흥행작이 없고,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티빙-웨이브 관계자는 “통합요금제는 멀티호밍 이용자들에게 콘텐츠 선택의 폭은 넓히고 가격 부담은 줄이는 혁신적 대안이 될 것”이라며 “합리적인 가격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더욱 강력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