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갈등으로 국제 곡물 선물가격 ↑美·中 무역 갈등으로 극동向 컨테이너 수요 감소 우려식품업계 수익성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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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갈등으로 인해 국제 곡물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통상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발생된 가격 폭등은 국제유가가 가장 먼저 반영되는 만큼, 이달 말에는 본격적인 국제 곡물가격 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부분의 원물을 수입하는 식품업계는 국제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물가로 인해 내수 경기가 부진한 상태에서, 국제 정세 여파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중동발 무력 갈등에 국제 곡물가격 요동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인해 국제 유가 시장이 출렁였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15일 기주 서부텍사스원유 선물은 3.7% 급등했으며, 브렌트유 선물도 4.94% 뛰었다. 석유 공급 핵심 지역인 중동에서 발생한 무력 갈등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것.

    국제 곡물 가격 역시 오르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6월 16일 기준 시카고선물거래소의 대두 가격은 부셸당 약 1070센트로 올해 초 대비 10.8% 올랐다.

    옥수수는 441.7센트로 10.4% 올랐으며, 소맥과 팜유 역시 각각 7.4%, 4.6% 올랐다. 대두유는 파운드당 52.87센트로 올해 초 대비 20.2% 오르며 가장 크게 뛰었다.

    본격적인 중동 갈등이 시작된 이후로도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대두유는 전주 대비 5.7% 올랐으며, 팜유 역시 5.3% 뛰었다. 대두와 옥수수, 소맥 등도 모두 1.5% 이상 가격이 올랐다. 

    문제는 곡물과 식물의 가격 변동이 늦다는 점이다. 곡물은 저장성이 높고 운송시간이 오래 걸려 리스크에 따른 가격 반영은 일반적으로 유가 다음으로 알려졌다. 통상 문제 발생 시 2주 후부터 곡물과 전방산업(식품제조 등)에 가격이 전이되기 때문이다. 아직 국제유가 상승세가 둔화되지 않은 만큼,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특히 이란이 향후 주요 원유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게 될 경우, 폭발적인 가격 상승도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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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무역 갈등에 컨테이너 운임 상승 우려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도 우려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당선이 확정된 지난해 말부터 중국은 미국산 옥수수와 대두의 예약 구매를 취소했다.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의존도는 2017년 40%에서 지난해에는 20%까지 낮아졌다. 대신 아르헨티나 등 다른 국가로 구매를 다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국의 이 같은 수급 변화가 한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발 극동 항로는 공유 구조 형태로 구성된다. 시애틀과 LA 등 미국 서안에서 출발해 중국·한국·일본 등 극동아시아를 한 항로로 묶어서 운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행 물량이 빠지게 될 경우 사실상 해당 항로의 운행 자체가 감소하게 되고, 저렴한 운임으로 컨테이너를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우리나라가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는 이유다.

    국제 원물 가격 상승은 고스란히 국내 식품기업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대두, 소맥, 대두유, 팜유 등 대부분의 원물을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원물들은 과자와 라면 등 가공식품에 활용된다.

    이미 지난해 물가상승 등을 이유로 대선 전까지 릴레이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식품업계에서는 또다시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확보한 물량이 있어 지금 당장 피해가 있지는 않다”면서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