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5축접이식 로봇팔 탑재로 이목 쏠려S9 MaxV와 청소성능 비슷, 디자인은 앞서실제로 로봇팔로 양말, 수건 등 집는 작업 가능다만 시간은 상자에 정리까지 1~2분 정도 소요
  • 올해 로봇청소기 분야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로보락의 ‘Saros Z70’이 지난달 26일 국내 공식 출시됐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쇼 ‘CES 2025’에서 첫 선을 보인 이 모델은 세계 최초로 5축 접이식 ‘로봇팔’이 장착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일반적인 로봇청소기와는 달리 Saros Z70는 양말이나 수건 등의 물체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지정된 장소로 정리한 후 청소를 한다는 점에서 많은 이목이 쏠렸다. 

    이달 초부터 2주 동안 Saros Z70 제품을 체험할 수 있었다. 큰 박스에 담겨 집으로 배송됐는데, 상자를 옮길 때 현재 사용하고 있는 로보락 ‘S9 MaxV Ultra’보다 훨씬 무거웠다. 

  • ▲ 상자를 개봉하는데 S9 MaxV Ultra보다 내용물이 훨씬 많았다. ⓒ김재홍 기자
    ▲ 상자를 개봉하는데 S9 MaxV Ultra보다 내용물이 훨씬 많았다. ⓒ김재홍 기자
    상자를 개봉해서 제품을 꺼내는데 구성품들도 훨씬 많았다. 그렇다보니 제품을 사용한 후 반납할 때 어떻게 정리해서 담아야 할지 고민이 될 정도였다. 

    두 제품을 나란히 놓고 디자인을 비교해봤는데 S9 MaxV Ultra보다 Saros Z70의 디자인이 보다 매력적이었다. 

    청소기 본체 디자인을 보면 S9 MaxV Ultra는 상대적으로 단조로운 데 비해 Saros Z70은 색상도 다채롭고 로봇팔이 내부에 탑재되어 있는 부분은 투명하게 되어 있어 독특한 점이 있었다. 

    Saros Z70은 올해 3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iF 디자인 어워드’ 생활가전 분야에서 수상했다. 이에 대해 로보락 측은 “화제성과 혁신성 외에 디자인에서도 완성도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 ▲ 두 모델의 디자인을 비교해봤다. 오른쪽이 Saros Z70 ⓒ김재홍 기자
    ▲ 두 모델의 디자인을 비교해봤다. 오른쪽이 Saros Z70 ⓒ김재홍 기자
    스테이션에 제품을 복귀시킨 후 디자인을 비교해 봐도 Saros Z70 스테이션의 디자인이 좀 더 매력적이었다. 다만 Saros Z70은 정수통과 오수통이 외부에 노출됐지만 S9 MaxV Ultra는 덮개가 있어 상단 부분이 깔끔했다. 

    Saros Z70은 S9 MaxV Ultra와 마찬가지로 두께가 7.98cm에 불과하다. 이전에 체험했던 에코백스 디봇 X8 프로 옴니보다 확실히 두께면에서 얇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까지 체험해봤던 로봇청소기의 경우 청소 성능 위주로 살펴봤다. 하지만 이번 Saros Z70 체험에서는 우선 로봇팔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실제로 각종 물건들을 정리할 수 있는지가 궁금해 이 부분에 주안점을 뒀다. 

  • ▲ 청소하는 모습. 투명한 부분에 옴니그립이라는 표기가 되어 있다. ⓒ김재홍 기자
    ▲ 청소하는 모습. 투명한 부분에 옴니그립이라는 표기가 되어 있다. ⓒ김재홍 기자
    이 제품에는 접이식 5축 로봇팔 옴니그립(OmniGrip)이 장착됐다. 실제로 로봇팔이 안쪽에 탑재됐고 가장자리에 옴니그립이라는 표기가 되어 있다. 

    옴니그립은 정밀 센서와 카메라, LED 조명이 있어 로봇이 집고자 하는 사물의 위치, 주변 환경, 무게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양말, 휴지 등 최대 300g의 생활 소품을 들어 지정된 위치로 옮길 수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而 不如一見)’이라고 직접 청소를 시켜봤다. 설정 중에 ‘자동정리’와 ‘수동정리’가 있는데 우선 자동정리로 설정했다. 자동정리는 청소 도중 양말, 걸레, 종이 뭉치 등의 물품을 수납존으로 자동 정리하고 슬리퍼 등은 청소 후 수납존으로 자동 정리하는 기능이다. 

  • ▲ 각종 물체를 배치하고 청소를 시작했다. ⓒ김재홍 기자
    ▲ 각종 물체를 배치하고 청소를 시작했다. ⓒ김재홍 기자
    청소기 주변에 ▲양말 ▲수건 ▲신문 뭉치 ▲공 모양의 고양이 장난감 ▲골프공 등을 배치했다. 청소기는 우선 설정한 청소구역을 전반적으로 탐색한 후 작은 물체로 향했다. 

    한 번에 확 이동하는 게 아니라 물체와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미세한 움직임을 반복했다. 그러다가 거리가 맞다고 판단되면 뚜껑을 개방한 후 로봇팔을 꺼냈다. 그 모습은 마치 예전 로봇 애니메이션에서 변신, 합체하는 광경이 연상됐다. 

    로봇팔에 달린 집게는 생각보다 악력이 강했으며, 양말은 물론 수건이나 신문 뭉치 등을 쉽게 집었다. 다만 골프공은 집지 못했으며, 공 모양의 장난감은 성공률이 절반 정도였다. 

  • ▲ 구성품에 동봉된 종이상자. 고양이가 들어간 모습. ⓒ김재홍 기자
    ▲ 구성품에 동봉된 종이상자. 고양이가 들어간 모습. ⓒ김재홍 기자
    그런데 생각해보니 물건을 집었는데 수납할 곳을 정해놓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청소기가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집게를 열어서 물체를 내려놓았다. 그제야 제품이 들어있던 상자 안에 작은 종이 상자가 접혀 있었던 게 떠올랐다. 

    상자 모양으로 만든 후 냉장고 앞에 설치했다. 그리고 앱에도 이곳을 수납존으로 설정했다. 실제 위치와 앱에 있는 위치가 어느 정도 다르면 청소기가 수납존을 인식하지 못해 생각보다 정교하게 표시해야 했다. 

    다시 자동정리 과정을 반복했고, 이번에는 로봇청소기가 로봇팔로 물건을 집어서 마치 덩크슛을 하듯 수납존에 내려놓는 작업까지 수행했다. 다만 이 과정이 물건 하나에 최소 1분, 길면 2분 정도 소요됐다. 
  • ▲ 수동모드로 조작하는 모습. 멀리 고양이가 있는 모습도 보인다. ⓒ김재홍 기자
    ▲ 수동모드로 조작하는 모습. 멀리 고양이가 있는 모습도 보인다. ⓒ김재홍 기자
    수동으로 원격 픽업을 하는 기능도 체험했다. 얍에서 이 모드를 선택하면 스마트폰 화면에 로봇청소기의 시점에서의 모습이 표현된다. 특히 픽업을 원하는 물체를 파란색으로 나오는 영역에 넣으면 로봇팔로 집는 게 가능하다. 

    그런데 수동으로 방향을 조작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화면 왼편에 방향표시가 나오는데 전진과 후진은 그나마 편리하다. 반면, 반시계방향 표시와 시계방향 표시는 좌, 우로 이동하는 게 아니라 이 방향으로 로봇청소기가 회전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이 부분이 적응되지 않았는데, 조금만 세게 눌러도 회전을 강하게 해서 정밀한 조작이 어려웠다. 로봇팔을 활용해서 자동, 수동으로 청소하는 게 가능했고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차라리 내가 물건들을 치우고 말지’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 ▲ 수건을 집어 상자에 넣는 모습. ⓒ김재홍 기자
    ▲ 수건을 집어 상자에 넣는 모습. ⓒ김재홍 기자
    한편으로는 이 과정을 완료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번거롭고 불편하며, 효율성이 낮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시도를 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기술이 안정화되면 로봇청소기의 판도가 크게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타깃 물체를 향해 미세하게 움직이며, 로봇팔을 내밀고 집고 지정된 장소로 이동해 정리하는 과정을 보면서 로봇청소기 분야에서 첨단 기술이 계속해서 발달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로봇팔 체험 후에는 청소 성능을 시험해봤다. Saros Z70이 ‘로봇팔’로 워낙 각인되어서 그렇지 전반적으로 로보락의 플래그십인 S9 MaxV Ultra와 비슷한 수준의 청소 성능을 갖췄다. 

  • ▲ 이런식으로 로봇청소기의 이동 경로도 표시된다. ⓒ김재홍 기자
    ▲ 이런식으로 로봇청소기의 이동 경로도 표시된다. ⓒ김재홍 기자
    앱에서 표시된 지도를 보면 로봇청소기가 움직인 궤적이 보여 어떤 경로로 청소했는지, 어느 정도 청소가 이뤄졌는지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 

    Saros Z70은 S9 MaxV Ultra와 마찬가지로 두께는 7.98cm이며, 흡입력도 2만2000파스칼로 동일하다. 듀얼 회전 물걸레와 사이드 브러시가 부지런히 회전하면서 깔끔한 청소를 수행해 청소 후 만족감이 높았다. 

    신제품에 탑재된 AI 기반 내비게이션 시스템인 스타라이트 자율 시스템 2.0과 버티빔 측면 장애물 회피 기능이 있어 장애물이 있어도 부드럽게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정숙성도 좋아서 에코백스의 디봇 X8 프로 옴니에 비해 훨씬 조용하게 청소했다. 다만 물걸레 청소 부분에서는 디봇 X8 프로 옴니가 우수해서 두 제품 간 일장일단이 있었다. 듀얼 엉킴 방지 시스템이 있어 그런지 머리카락 엉킴도 없었다. 

  • ▲ 팝업스토어에서 로보락의 주요 라인업이 전시된 모습. ⓒ김재홍 기자
    ▲ 팝업스토어에서 로보락의 주요 라인업이 전시된 모습. ⓒ김재홍 기자
    다만 반려동물 인식 기능, 반려동물 캡쳐 기능을 해봤는데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들이 인식되지 않았다. 청소기가 조용하게 원격으로 움직일 수 있어서 고양이들한테 다가가도 크게 무서워하거나 도망가는 일은 없었다.

    한편, 로보락은 이달 17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센트럴시티 1층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이달 17일 팝업스토어를 방문해 다시 제품을 체험했다.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웰컴존에서 로봇팔을 활용한 청소 등 핵심 기능에 대한 설명과 시연을 볼 수 있었으며, 일부 참가자들이 직접 조작해보는 시간도 진행됐다.

    이번 시연은 슬리퍼를 놓고 청소를 했는데 슬리퍼가 양말에 비해 길고 집을 수 있는 부분이 한정되어서 처음 체험하는 참가자들이 시행착오를 겪었다. 
  • ▲ 대형 모습으로 형상화 된 Saros Z70 모습. ⓒ김재홍 기자
    ▲ 대형 모습으로 형상화 된 Saros Z70 모습. ⓒ김재홍 기자
    수동 조작은 마치 스마트폰 게임처럼 느껴지는데, 생각만큼 조작이 쉽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로보락 관계자는 “기존 로봇청소기에서 볼 수 없던 로봇팔의 첨단 기술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청소를 넘어 정리까지 상상만 하던 미래 기술을 현실로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로봇팔을 이용한 청소는 이제 시작이고 ‘과도기’를 거칠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은 Saros Z70보다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S9 MaxV Ultra가 사용하기 훨씬 편리했다.

    그러나 불편한 점, 개선할 점이 많지만 ‘로봇청소기 혁신’의 또다른 한걸음을 내딛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드는 체험이었다. 

  • ▲ 생각만큼 조작이 쉽지 않았다. ⓒ김재홍 기자
    ▲ 생각만큼 조작이 쉽지 않았다. ⓒ김재홍 기자
  • ▲ 왼쪽부터 Saros Z70, S9 MaxV Ultra ⓒ김재홍 기자
    ▲ 왼쪽부터 Saros Z70, S9 MaxV Ultra ⓒ김재홍 기자
  • ▲ 청소기 하단 부분도 비교해봤다. 오른쪽이 Saros Z70 ⓒ김재홍 기자
    ▲ 청소기 하단 부분도 비교해봤다. 오른쪽이 Saros Z70 ⓒ김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