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지원안 지연에 정부 관심 유도수익성 악화에 팔수록 손해 상태 몇 년째골든타임 지나는 중 … 새정부 빠른 결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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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이 한화토탈에너지스 대산공장 임직원들과 위기극복의 의지를 다지는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화그룹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지원 대책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올해 첫 현장경영 행보로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적자를 지속 중인 한화토탈에너지스 대산공장을 찾았다.지난해 차세대 사업장을 찾았던 김 회장이 석유화학 현장을 찾은 건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차원을 넘어, 정부 등의 관심이 석유화학 산업에 집중되기를 바라는 행보로 해석된다.1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석유화학 업계 주요 기업들과 각각 릴레이 미팅을 열고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수렴 중이다.당초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의 후속 대책을 올해 상반기 중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탄핵과 대선 등 정치적 변수로 일정이 밀리며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새 정부 내각 구성 등 인사 절차가 마무리돼야 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최소 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국회에서는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 법안에는 전기요금 감면, 연구개발 재정 지원, 정부 사업재편 승인 시 공정거래법상 공동행위 규제를 받지 않는 특례 규정 등 실효성 있는 내용이 담겼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한국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현재 산업 상황이 매우 심각한 만큼 지원 타이밍을 놓칠 우려가 있다”면서도 “다행히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석유화학 산업 고부가가치·친환경 대전환과 특별법 제정이 포함돼 있어 빠르게 방향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 ▲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롯데케미칼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발 NCC(나프타 분해설비) 증설로 공급 과잉에 직면했다. 여기에 중동 지역 추가 증설, 글로벌 수요 부진,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에 따른 유가 불안까지 겹쳐 업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2027년 완공 예정)까지 더해지면서 공급 과잉 우려는 더욱 짙어지는 분위기다. 샤힌 프로젝트는 울산에 원유를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고도화 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부문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다.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올 1분기 56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롯데케미칼과 한화토탈에너지스도 같은 기간 각각 1266억 원, 117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3년째 이어지는 적자 상황에서 정부 지원이 늦어진다면 2~3곳이 문을 닫을 수 있다 게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라며 “샤힌 프로젝트 가동 전까지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1분기 흑자를 기록한 금호석유화학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NCC를 보유하지 않아 중국발 공급 과잉 영향은 적지만, 2분기 이후 실적 둔화가 예상된다. 미국발 대중 관세 부과 등 대외 불확실성에 더해 주력 제품인 NB라텍스가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업계는 현재 추진 중인 특별법과 정부 지원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관련 법안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진행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