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둥·알리·테무, 물류망·플랫폼 전방위 확장 … 배송 속도전 오프라인도 초저가 가세 … 미니소 올해 6개 매장 오픈 목표전문가들 "국내 유통 구조 타격 우려 … 장기적 종속 심화 가능성"
  • ▲ ⓒ징동로지스틱스
    ▲ ⓒ징동로지스틱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이 하반기 한국 사업을 잇따라 강화하며 유통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단순한 시장 확대를 넘어 한국을 새로운 전초기지로 삼으려는 움직임이다. 이들은 신사업 진출과 인재 채용까지 전방위로 넓히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징둥닷컴은 자체 물류 계열사를 설립하고 직원을 채용 중이다. 최근 서울 본사에는 통번역 전문가, 물류 시스템 구축 매니저, 홍보 담당자 등 경력직을 채용하고 있다.

    징둥 산하 물류기업 징둥로지스틱스의 한국 법인 징둥코리아는 인천과 경기 이천에 자체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대량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은 확보했지만 배송이 느리다라는 직접구매(직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징둥은 직매입·직판매 기반의 아마존식 모델로 정품 보장과 익일 배송을 내세워 중국 유통 시장에서 강자로 자리 잡았다. 2023년 매출만 1조1488억 위안(약 228조원)에 달한다.

    알리익스프레스(알리)는 최근 여행 전문관 알리익스프레스 트래블을 론칭하며 한국 숙박·항공권 시장에 진출했다. 알리바바 여행 계열사 플리기와 연동해 150만개 호텔과 2만5000개 직항 항공편, 8000곳 관광지·테마파크 입장권을 통합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특히 한국어 고객센터를 상시 운영해 예약부터 결제, 취소까지 실시간 상담을 제공하며 글로벌 OTA(온라인 여행사)의 약점으로 꼽히는 불만 처리 문제를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테무는 지난달 플랫폼을 국내 판매자에게 전면 개방했다. 기존 초청 기반에서 인증만 마치면 누구나 입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반기에는 식품 카테고리를 정식 론칭해 상품 구색을 늘리고 소비자 신뢰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김포시 인근 16만5000㎡(약 5만평) 규모의 대형 물류센터를 장기 임차해 배송 기간을 기존 6일 이상에서 1~3일로 단축했다.
  • ▲ 미니소 강남점 ⓒ미니소코리아
    ▲ 미니소 강남점 ⓒ미니소코리아
    오프라인 공세도 거세다. 미니소코리아는 오는 21일 서울 강남대로에 280평 규모의 매장을 연다. 대학로점, 홍대점에 이어 국내 세 번째 점포다.

    미니소는 1000~1원 미만 가격대에 세련된 디자인과 실용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전 세계 매장은 7400여 개를 넘었다. 해리포터, 디즈니 등 글로벌 지식재산권(IP)와 협업한 캐릭터 굿즈도 인기다.

    미니소코리아 관계자는 "강남점 이후 청주 커넥트현대점 오픈이 예정돼 있다"며 "대전과 부산 등에서도 출점을 협의 중으로 잠실, 성수, 명동 등에서 연내 최소 8개 점포를 추가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는 이유는 명확하다. 높은 온라인·모바일 쇼핑 보급률과 밀집된 도시 구조로 물류망 최적화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 내 경쟁 심화와 규제 강화로 해외 성장 동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한국은 지리적 인접성 덕분에 초기 투자 대비 효율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K콘텐츠, K패션, K뷰티 등 소비 트렌드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사업 확장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알리, 테무 같은 이커머스업체들은 모기업의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지배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으로 평가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중국 플랫폼이 가격 경쟁력과 물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국 소비자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저렴한 가격의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더 많은 소비자들이 중국 플랫폼에서 구매하고 이는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통 시장에서 봤을 때 단기적으로는 국내 유통 구조의 타격과 브랜드 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며 "장기적으로도 중국 플랫폼에 대한 국내 소비자와 비즈니스 파트너의 종속이 심화되거나 차별화된 고품질·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플랫폼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