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조원으로 작년보다 7조원↓…건축허가 면적도 21% 감소
  • ▲ 서울 시내의 한 건설 현장ⓒ연합뉴스
    ▲ 서울 시내의 한 건설 현장ⓒ연합뉴스
    건축경기 부진으로 올해 1분기 국내 건설공사 실적이 지난해 동기보다 2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19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기성은 6조865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12% 줄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3분기 24.2% 감소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 

    건설기성은 현재 진행 중인 공사의 실적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일반적으로 등락이 크지 않은 편이라는 점에서 이번 감소폭은 이례적이며 건설경기의 부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건설기성은 지난해에도 분기별로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4.0%, 3.1% 감소했고 3분기에는 낙폭이 9.1%로 확대됐다. 4분기에는 9.7%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는 두 자릿수 감소폭을 기록하며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번 실적악화는 민간 건축경기가 침체한 데다 공공부문 중심의 토목경기마저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건설경기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행지표 부진에 더해 건설수주와 건축허가, 건축착공 등의 선행지표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4월까지 건축허가(연면적)는 전년동기 대비 21.4%, 건축착공은 22.5% 각각 감소했고 건설수주도 4.3% 줄었다. 이는 건설수요와 시장심리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국은행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지난달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상반기 건설투자가 11.3% 감소하고 하반기에도 1.1%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는 6.1% 감소하며 1998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 될 전망이다.

    건설지표를 종합했을 때 건설경기 회복세는 내년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회복세가 V자 형태로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적어 시장에서의 회복 체감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은 "건설시장 내 물량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에 정부를 중심으로 추경 편성 등을 통한 건설시장 활성화가 긴요하다"며 "특히 시장 내 양극화가 심화하는 만큼 수도권보다 지방, 대기업보다 중소건설업체가 실질적 혜택을 받는 방향으로 추경을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