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보통신 상한가 직행 … 핀테크·전자결제株 강세이창용 총재 “스테이블코인 도입 필요 … 반대 안 해”“도입 시 결제·금융 서비스 고도화·핀테크 활성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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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 핀테크·전자결제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주들이 강세다. 그간 미묘한 입장을 보이던 한국은행이 사실상 찬성 의견을 밝히면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정보통신은 개장 직후 전장(8240원)보다 29.98% 폭등한 1만710원으로 상한가에 직행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76만주, 78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전자결제 관련주로 꼽히는 한국전자인증도 17.06% 올랐으며 ▲NHN KCP(9.04%) ▲카페24(5.80%) ▲인포바인(4.78%) ▲NHN(4.50%) ▲KG이니시스(1.17%) 등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날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인 핀테크 관련주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아모텍이 17.22% 급등했고 ▲한컴위드(9.46%) ▲카카오(9.42%) ▲SGA솔루션즈(4.95%) ▲NAVER(3.49%) ▲성우전자(3.06%) 등이 뒤를 이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화 등 기존 화폐에 가치가 고정된 가상자산(암호화폐)이다. 비트코인 등과 같은 가상자산과는 달리 법정화폐나 실물 자산에 가치가 1대 1로 연동돼 비교적 안정적이다. 미 재무부 산하 TBAC(차입자문위원회)는 오는 2028년까지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가 2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물가안정목표 기자간담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필요하고 발행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담당 부처가 자리 잡는 대로 각 부처 간 논의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외화관리에 미칠 영향과 은행업의 수익·변동성 문제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외환관리에 주는 영향과 지급결제 업무가 비은행권으로 갈 때의 은행 수익성·산업 변화를 봐야 한다”며 “이를 염두에 두고 허용된다면 어떻게 규제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초 이재명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한 기대감은 꾸준히 높아졌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 “대한민국을 디지털자산 허브로 만들겠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등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이 대통령 취임 이후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했다. 민주당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내달 중 ‘디지털자산 시장의 혁신과 성장에 관한 법률’을 발의할 예정이다. 해당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을 ‘가치안정형 디지털자산’으로 명시하고 발행자의 요건을 자기자본 10억원 이상으로 규정한다.

    초대 정책실장에는 김용범 전 전 기재부 1차관이 임명됐다. 김 실장은 지난 2021년 공직을 떠난 후부터 지난 2022년부터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인 해시드의 싱크탱크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를 지낸 인물로,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관련 보고서 발간을 주도해왔다.

    특히 김 실장은 금위원 부위원장 재직 당시 ‘실명 확인 입출금 계정 서비스’ 등 가상자산 거래 생태계를 정비했다. 지난 3월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필요성과 법제화 제안’ 보고서를 내고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강점을 살린다면 원화는 타국 화폐 대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미국 상원 의회에서도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법’이 찬성 68, 반대 30으로 통과됐다.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담보 요건을 강화하고 자금세탁 방지 법률 준수 의무화, 소비자 보호 장치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증권가에서도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제도화된다면 기업들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스테이블코인 기반 서비스 개발 ▲기업 운영에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의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서클 상장 사례 등으로 인해 국내 기업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관심이 우선 집중될 것이며 이후에는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결제·금융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주목받을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프로그램 기능’이 핀테크 활성화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 우려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도입으로 결제 시스템의 진화와 은행 시뇨리지 효과 분산은 금융 시스템의 지각 변동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각 변동의 승자, 패자는 아직 누가 될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관찰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