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의료·디지털헬스·대북보건 전문가… 주치의제 패러다임 전환 홍승권 이어 박상민, 가정의학과 라인 전진 배치무보수 명예직이나 차관급 예우 … 해외 순방 등 주요 일정 동행
  • ▲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서울대병원
    ▲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서울대병원
    이재명 대통령의 새 양방 주치의로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위촉됐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박 교수는 청년층부터 고령층, 암 경험자 및 복합 만성질환자를 아우르는 포괄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인선은 대통령 주치의 제도의 패러다임 변화를 시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내과 중심이었던 대통령 주치의직에 가정의학과 교수가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김주성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역시 내과 출신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종합적 건강관리를 중시하는 가정의학과 전문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충남 서천 출신인 박 교수는 서울과학고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에서 과장과 건강증진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 의과학과 건강시스템 데이터사이언스랩 책임교수, 서울대병원 공공의료빅데이터 융합연구사업단장, 서울대 통일의학센터 부소장을 맡고 있다. 대한의학회 분쉬의학상, 젊은의학자상,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화이자의학상 등 국내외 학술상을 다수 수상했다.

    박 교수는 디지털헬스케어와 공공의료 분야의 선도자로도 평가된다. 2020년 창업한 디지털헬스케어 기업 자이메드를 통해 안저 촬영 기반 심혈관 질환 위험도 예측 AI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디지털 헬스케어 특별위원으로 활동하며 디지털 의료정책을 자문했다.

    또한 탈북민 건강문제와 북한 보건의료 실태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온 대북 보건의료 전문가이기도 하다. 서울대 통일의학센터 설립에 참여했고, 국회 대북정책 거버넌스 자문위원회 보건의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남북 협력을 기반으로 한 '남북생명보건단지' 구축 연구 등도 주도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 사회분과 위원으로 합류한 홍승권 록향의료재단 이사장과의 인연도 이번 인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교수와 홍 이사장은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전공의 시절 함께 수련하며 인연을 맺었다.

    박 교수는 전공의 시절 유근영 전 중앙보훈병원장(서울대 의대 72학번)의 지도를 받으며 연구 역량을 키웠다. 유 전 원장은 국립암센터 원장, 국군수도병원장, 중앙보훈병원장을 잇따라 역임한 암 역학 및 예방의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박 교수는 유 전 원장 재직 당시 국립암센터 삶의질향상연구과 과장으로 근무하며 삶의 질 관련 연구를 함께 수행했다.

    대통령 주치의는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차관급 예우를 받으며, 평소 소속 병원에서 근무하다가 정기적으로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관리한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지방 방문, 휴가 등 주요 일정에도 동행한다. 박 교수 역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일정에 동행했다.

    한편 한방 주치의 위촉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통상 대통령은 한방과 양방 주치의를 함께 두는 것이 관례다. 이번 가정의학과 출신 주치의 위촉을 두고 의료계 일각에서는 일차의료와 주치의제 확대 등 향후 정부 의료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