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87만명 대상 12년 추적 … 세계 최대 규모 연구조현병 3.2배, 우울증·양극성장애·불면증 동반 시도 자살위험 급증정신질환-혈당 악순환 구조 규명, 정신건강 선제 개입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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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2형당뇨병 환자가 정신질환을 동반할 경우 자살 위험이 최대 3배 이상 높아진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이승환 교수, 의정부성모병원 백한상 교수, 숭실대학교 한경도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내 2형당뇨병 환자 87만여 명을 12년간 추적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2009년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2형당뇨병 환자 87만5671명을 대상으로 2021년까지 추적 관찰한 세계 최대 규모의 분석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형당뇨병 환자가 조현병을 동반할 경우 자살 위험이 3.24배 높았으며 양극성 장애(2.47배), 우울증(2.08배), 불면증(2.03배), 불안장애(1.63배) 등의 정신질환 동반 시에도 자살 위험이 유의하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 동반군에서는 자살 위험뿐 아니라 모든 원인 사망률(all-cause mortality)도 함께 증가해 정신건강이 당뇨병 환자의 생존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됐다. 자살 사망군의 경우 남성, 저소득층, 흡연자, 과도한 음주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2형 당뇨병은 주로 비만, 운동 부족,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등 생활습관 요인으로 발생하며, 최근 10년간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혈당 조절 실패가 삶의 질 저하 및 정신질환 유발로 이어지고, 정신질환이 다시 혈당 관리 실패로 연결되는 악순환 구조가 명확히 드러났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백한상 교수는 "정신질환이 혈당 조절을 악화시키고, 혈당 악화가 다시 정신건강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정신건강에 대한 선제적 평가와 개입이 당뇨병 관리에서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보건의료 정책 수립과 임상 지침 개정에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환 교수는 "인슐린 저항성이 뇌 대사 변화와 신경 염증을 유발하고, 만성 스트레스가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상호작용 기전이 제시되고 있다"며 "고령, 저소득층, 인슐린 치료 환자 등 고위험군에는 정신건강 평가와 상담이 표준 진료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