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사 적립마일 차등 적용보다, 이용자 '수용성' 먼저 챙겨야LCC 연이은 사고에 대한항공 선호도↑... 국적사 위상 높아져인기 노선 마일리지 예약 치열… 361일전 오전 9시 '광클 경쟁' 대한항공 스카이팀, 마일리지 편도 발권 불가… 아시아나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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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앞두고 새로운 CI를 공개한 대한항공 ⓒ뉴데일리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결합의 마지막 퍼즐인 마일리지 통합을 두고 고전하고 있다. 지난 1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마일리지 개편안을 제출했다 반려된 지 열흘이 흘렀으나 새 통합안 제출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국내 유일의 국적항공사로서 통합 마일리지 비율 조정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아무도 '손해 보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국민적 수용성을 충족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23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날까지 마일리지 개편안을 추가로 공정위에 제출하지 않았다. 앞서 공정위는 대한항공이 제출한 마일리지 개편안을 정식 심사에 회부하지 않고 제출 당일 반려했다.대한항공은 이후 내부 재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당초 연내 통합 마일리지 제도를 정비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공정위 심사가 길어질 경우, 자칫 해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뒤따르고 있다.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이용객 모두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양사의 마일리지는 적립·사용 비율뿐 아니라 운용 방식과 소속 항공 동맹이 서로 다른 만큼,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불편을 전반적으로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기존 이용자들의 불편을 상쇄할 수 있는 보완책이 마련돼야 마일리지 개편에 대한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즉 마일리지 적립 비율로 승부를 볼 게 아니라, 기존 양사 고객들의 불편함을 개선해 새 제도의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
- ▲ 대한항공 스카이팀 보너스 항공권 발권은 '편도' 선택 없이, 다구간과 왕복만으로 구성돼 있다.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지난해부터 아시아나항공과의 마일리지 통합을 준비해왔다. 이를 두고 마일리지 적립률·사용처 축소, 좌석 예약 난이도 상승 등 실질적 혜택 감소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뒤따랐다.실제 대한항공의 인기 노선인 인천~뉴욕, 인천~파리 등의 비즈니스석 예약은 항공기 출발 361일 전 오전 9시 '광클 경쟁'이 치열하다. 일부 이용자들은 "수십만 마일이 있어도 사용할 수 없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또한 대한항공이 소속된 항공 동맹체 '스카이팀'은 마일리지로 편도 발권이 불가능한 구조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이 소속된 '스타얼라이언스'는 편도 발권이 가능해 이용자 편의 면에서 차이가 있다.항공사 입장에서 마일리지는 일종의 '서비스 영역'으로 꼽힌다. 항공기당 마일리지 좌석 비율 등은 대외비로, 항공 노선과 성수기/비수기 등에 따라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아시아나항공 고객 입장에서도 마일리지 합병이 '무조건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보다 미주·유럽 노선에 강해 장거리 다양하다는 강점이 있다. 또 주요도시 마일리지 좌석 확보는 아시아나도 치열하기 때문이다.또 탑승까지 애매하게 남은 마일리지도 소비자 입장에선 불만 요소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양사는 자사몰을 통해 굿즈 및 기내면세점 구매를 유도하고 있지만, 현금 대비 마일리지 환산 가치가 낮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 마일리지몰에서 기내면세점용 5만원 바우처를 구입하려면 5600마일이 필요하다. 제휴 신용카드 기준(1500원당 1마일 적립)으로 환산하면, 해당 마일리지를 모으기 위해 약 840만원을 사용해야 하는 셈이다.올 1분기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총 3조5738억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이 2조6220억원, 아시아나가 9518억원이다. 양사는 최근 김포~제주 노선 등에 마일리지 전용 항공편을 잇따라 투입하며 "마일리지로 탈 비행기가 없다"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워낙 수요가 커 단시일내 효과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 연말 잇따른 저비용항공사(LCC) 사고로 항공여객 수요가 대한항공으로 대거 이동했다"며 "고객 충성도는 높아지고 있지만, 마일리지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여전히 누적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메가 캐리어 도약을 앞두고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