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응급수술 전담 전문의 24시간 상주 체계 정착응급외과 진료 '당직제 한계' 넘어 전문성·효율성 동시 개선"장천공·장폐색 등 중증질환 환자 즉시 수술 결정 가능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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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홍석경 교수, 이건희 전문의.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급성기외과(ACS, Acute Care Surgery) 시스템이 외과 응급수술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당직제(TROS, Traditional On-call System)의 한계를 넘어 24시간 상주하는 전담 전문의 체계가 응급수술의 골든타임 확보와 환자 안전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홍석경 교수·이건희 전문의 연구팀은 2017년 ACS 시스템 도입 전후 임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응급실 도착부터 수술실 이송까지의 시간이 약 70분 단축되고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도 7% 감소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연구는 외과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 '호주·뉴질랜드 외과학저널(ANZ Journal of Surgery)'에 게재됐다.ACS 시스템은 외과응급수술 전담 전문의 5명이 연중무휴 24시간 병원에 상주하며 장폐색, 장천공 등 수술적 개입이 신속히 필요한 중증 외과질환 환자들을 실시간으로 평가하고 집도·경과 관리까지 직접 담당하는 시스템이다.연구팀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해 ACS 시스템을 운영 중인 국내 3개 병원의 응급 일반외과 수술 환자 2,146명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응급실 입실 후 수술실 이송까지 평균 소요 시간이 도입 전 522.1분에서 도입 후 452.2분으로 단축됐다.전체 수술 건수 중 장천공(33.3%), 충수염(27.5%), 장폐색(14.6%), 담낭염(7.5%) 순으로 빈도가 높았으며, 특히 장천공은 수술 지연 시 패혈증 등 치명적 합병증 위험이 높은 질환으로 신속한 수술 결정이 절대적이다.합병증 발생률에서도 뚜렷한 개선이 관찰됐다. 전체 합병증 발생률은 기존 38.3%에서 31.3%로 7% 가까이 감소했으며, 중증 합병증(클라비엔-딘도 3등급 이상) 역시 유의미하게 줄었다.기존 당직제는 외과 의사들이 주간 수술과 외래 진료를 병행하면서 당직에 나서야 해 응급수술 요청 시 즉각 대응이 어렵고, 피로 누적으로 의료진의 판단력과 수술 집중도가 저하되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반면 ACS 시스템에서는 응급실 의료진이 1차 진료 후 수술 필요성을 판단하면 즉시 상주 전문의가 진료에 참여해 빠르게 수술 여부를 결정하고 집도까지 진행한다.또한 주말 수술 비율도 기존 24.9%에서 37.1%로 증가하며, 요일·시간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응급수술 제공이 가능해졌다.홍석경 교수는 "ACS 시스템 도입 이후 수술 결정과 집도가 일관되고 신속해졌고, 무엇보다 합병증 감소라는 구체적 성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환자 중심의 응급의료 체계 고도화를 통해 언제 어느 때나 최상의 진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외과응급수술 전담제 확대 도입 논의에 중요한 근거를 제시할 것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