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및 현금성자산 23조1312억…1년만에 2조1856억원 증발롯데건설, 1조5193억원서 1년새 61% 뚝…보유실탄 9351억원매출채권 4.8조 늘며 유동성 영향…1년내 갚아야 할 빚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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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시공능력평가 상위 30대건설사들이 지난 1분기 회계상에선 이익을 냈음에도 원가관리 실패와 미분양 적체, 자금회전 불능으로 실질적으로 굴릴 수 있는 현금성 여윳돈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30대건설사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년새 2조2000억원가량 감소한 반면 갚아야 할 빚은 1조7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건설업계 안팎에선 서서히 현실화되는 주택경기 불황에 해외건설 불확실성까지 더해진 하반기이후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30대건설사 연결기준 재무제표를 자체분석한 결과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20개건설사 현금 및 현금성자산 총액은 23조1312억원으로 전년동기 25조3168억원대비 2조1856억원(8.6%) 감소했다.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개건설사중 11곳에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 총액이 감소했다. 감소액이 가장 큰 건설사는 롯데건설로 1조5193억원에서 5841억원으로 9351억원(61.5%) 줄었다.이어 △포스코이앤씨 8971억원(15.9%) △DL이앤씨 3591억원(16.0%) △아이에스동서 3140억원(47.7%) △두산에너빌리티 3104억원(10.6%) △현대건설 1911억원(13.1%) △한신공영 1152억원(38.6%) △서희건설 975억원(65.6%) △에이치엘디앤아이한라 475억원(43.3%) △동부건설 430억원(37.2%) △현대엔지니어링 352억원(3.1%) 등이 뒤를 이었다.기업 현금창출력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전반적으로 둔화한 양상을 나타냈다.1분기 30대건설사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조7841억원으로 전년동기 –2조3491억원 대비 1조4349억원 줄며 적자폭이 61.1% 급증했다.현금흐름 적자 규모는 현대건설이 –1조2091억원으로 가장 컸고 이어 △두산에너빌리티 –5720억원 △SK에코플랜트 –4752억원 △롯데건설 –3136억원 △GS건설 –2959억원 △코오롱글로벌 –1553억원 △서희건설 –1011억원 △HDC현대산업개발 –955억원 △한신공영 –868억원 △에이치엘디앤아이한라 –817억원 △동부건설 –507억원 등 순이었다.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적자인 것은 현금유출이 유입보다 많아 기업유동성에 부담이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유동비율 역시 줄어들고 있다. 30대건설사 유동비율은 지난해 134.9%에서 131.8%로 3.1%p 감소했다. 유동비율은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능력 또는 그 신용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신용분석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중 하나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그만큼 기업 재무유동성이 크다는 뜻이며 일반적으로 200%이상을 우량하다고 본다.업종이나 기업 규모에 따라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표준비율은 아니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동비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건설사별로는 △현대엔지니어링 –44.9%p △KCC건설 –41.5%p △현대건설 –35.5%p △코오롱글로벌 –34.4%p △금호건설 –27.8%p △HDC현대산업개발 –20.3%p △한신공영 –17.9%p △아이에스동서 –14.9%p △SK에코플랜트 –11%p △동부건설 –6.2%p △ 등 12개 건설사에서 감소했다. -
- ▲ 아파트 견본주택에 설치된 단지모형도. ⓒ뉴데일리DB
이처럼 주요 건설사들의 유동성이 둔화된 이유로는 시장침체로 인한 미수금 증가가 꼽힌다.실제로 1분기 30대건설사 공사·분양미수금 등을 포함한 매출채권 규모는 26조4016억원으로 전년동기 21조5627억원대비 4조8389억원(22.4%) 증가했다.공사미수금은 시공후 회수하지 못한 대금, 분양미수금은 분양사업 진행과정에서 받지 못한 대금을 말한다. 자체사업장이나 도급에서 미분양이 발생하거나 자재값 인상으로 공사가 지연되거나 계약조건에 이견이 생기면 공사비를 돌려받지 못해 미수금, 매출채권이 늘어날 수 있다.특히 미분양은 미수금 증가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4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6422가구로 전월대비 5.2% 늘었다. 악성 미분양 물량이 2만6000가구를 넘긴 것은 2013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1년8개월 만의 최대다.실제로 올해 청약 결과를 보더라도 상황은 좋지 않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를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1·2순위 청약결과가 발표된 분양단지는 100곳으로 이중 37개단지 청약경쟁률이 0%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곳중 1곳에 해당하는 수치로 청약경쟁률이 0%라는 것은 청약신청자가 모집가구수보다 적어 최종경쟁률이 1대 1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한편 재무건전성도 전반적으로 악화한 양상을 보였다. 이들 건설사들의 1년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차입금 포함) 규모는 20조2263억원으로 전년동기 18조4740억원에서 1년새 1조7522억원(9.5%) 증가했다.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의 경우 이자율이 높고 상환기간이 짧은 만큼 규모가 커질수록 재무구조에 부담이 될 수 있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침체가 지속되면서 자금을 회수하는 속도가 느려지며 일부 건설사들이 가용자금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물론 건설업계 특성상 프로젝트 단위로 자금의 유입·유출이 있는 만큼 차입 구조 등 다른 지표도 포함해 평가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이어 "다만 7월에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고 여기에 최근 중동 전쟁으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인상까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공사비가 오르면 미분양이 더 쌓일 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되면 회수해야 할 자금이 늦게 들어오면서 건설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