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고리1호기 해체 승인 … "법적·기술적 요건 충족"한수원, 1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고리1호기 해체 작업2050년까지 600기 이상 원전 해체 예상 시장 규모 500조한수원 "한국이 원전 전 주기 관리 체계 갖춘 나라로 도약"
  • ▲ 고리1호기 전경. ⓒ한수원 제공
    ▲ 고리1호기 전경. ⓒ한수원 제공
    국내 최초의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1호기 해체안이 최종 승인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6일 '제216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개최해 고리1호기 해체안 등 4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이회의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고리1호기 해체계획서의 법적·기술적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판단해 최종 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 1호기는 가업경수로형 595메가와트급(MWe) 원전이다. 1977년 처음 가동된 한국의 '1호 상업용 원전'이다. 30년 설계수명을 마친 뒤 2007년 계속운전 승인을 받아 운행하다가 2017년 6월 영구정지됐다.

    이날 영구정지 결정 8년만에 해체가 승인됨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은 본격적인 해체 절차에 들어간다. 

    한수원은 이번 승인을 계기로 12년에 걸쳐 고리1호기를 단계적으로 해체하고, 부지를 복원할 계획이다.

    해체사업은 해체 준비 → 주요 설비 제거 → 방사성폐기물 처리 및 부지 복원 등 순으로 추진된다.

    한수원은 다음달부터 터빈건물 내 설비부터 순차적으로 해체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며, 2031년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한 뒤 방사성계통에 대한 해체를 거쳐 2037년 해체를 종료할 계획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수원은 방사선 안전관리와 환경보호, 지역과의 소통을 최우선 핵심 원칙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한수원은 지난 5월부터 해체 승인 사전 작업으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제염'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수원이 제출한 최종해체계획서에 따르면 총 해체 비용은 1조713억원으로 추산된다. 해체 작업비 8088억원, 폐기물 처분비 2625억원 등이다.

    한수원은 이번 해체 사업을 계기로 한국이 원전의 전 주기 관리 체계를 갖춘 나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자, 향후 글로벌 해체시장 진출의 시험 무대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원전 해체를 위한 핵심 기술 총 96개를 보유한 상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전 세계 22개국에서 215기의 원전이 영구 정지된 상태다. IAEA는 2050년까지 약 600기 이상의 원전이 해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전 업계는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이 향후 5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고리1호기 해체는 단순한 설비 철거를 넘어 국내 해체기술 내재화와 전문인력 양성, 산업 생태계 조성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사업 과정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사회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해체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