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3~5월 호실적 공개 … HBM 매출 고공행진메모리업황 풍향계로 불렸지만 … HBM으로 판도 변화점유율 격차 여전히 큰데도 … 삼성·SK 위기감 급상승HBM 이어 낸드에서도 "폼 올랐다" … 점유율 2위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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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크론 HBM4 제품 이미지 ⓒ마이크론
메모리 반도체 시장 만년 3위에 머무는 듯 했던 마이크론이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앞세워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위협하고 있다. 아직 점유율 차이는 크지만 마이크론의 제품 기술력과 생산 효율성 등에서 삼성과 SK가 벤치마크로 삼는 부분도 생길 정도다.2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이 HBM으로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빠르게 성과를 내면서 메모리 시장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이번에 마이크론이 또 한번 호실적을 공개하면서 경쟁사들의 불안감은 한층 깊어졌다. 마이크론은 지난 25일(미국시간) 2025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발표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7% 증가한 93억 달러(약 12조 6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히며 시장 기대치(88억 달러)를 한참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당초 마이크론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메모리업체들 중에서 가장 먼저 실적 발표에 나서 '업황 풍향계'로 불렸다. 마이크론 실적이 좋으면 삼성과 SK는 그보다 훨씬 더 좋은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졌다.하지만 메모리업체들의 실적을 HBM이라는 새로운 제품이 판가름 짓게 되면서 과거와 같은 메모리 업황이나 사이클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그만큼 줄었다. AI가 메모리 시장의 최대 수요처로 떠오르면서 이제는 메모리 제조사들의 매출 중 절반 가까이를 HBM으로 채우고 나머지 레거시(구형) 메모리만 업황 영향을 받는 구조로 바뀌었기 때문이다.마이크론도 이번 실적 발표에서 특히 HBM 매출 성장세에 주목했다. 최근 1년 동안 거의 매 분기 HBM 매출 성장률이 50% 이상을 기록하며 전체 호실적을 이끄는 확실한 동력으로 자리잡았다. 미국 월가에선 마이크론 전체 매출 93억 달러 중에 HBM 매출액이 약 20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가 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고, 이를 비중으로 따지면 약 22% 수준이다.이렇게 HBM을 중심으로 만년 3위 마이크론이 부상하고 있다는 점은 비단 실적에서만 나타나는 현상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경영진과 엔지니어들 사이에선 마이크론 제품력과 생산 수율, 성능 등에서 자사와 비교 선상에 놓는 경우가 많아지고 일부 제품과 수치에선 마이크론을 넘어서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최근 SK하이닉스에선 마이크론을 벤치마크하라는 요구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과거엔 기술적 난제가 생기거나 문제를 수정해야 하는 경우 '삼성은 어떻게 해?'라는 얘기가 나왔다면 이제는 '마이크론은 어때?'라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특히 마이크론이 정해진 생산능력(CAPA) 안에서 효율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제품을 양산해낸다는 점에 경쟁사들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HBM의 경우 SK하이닉스가 월 15만~16만 장의 웨이퍼 생산이 가능한 캐파를 확보하고 있는 반면 마이크론은 월 최대 6만 장 수준의 생산만 가능하다. 이렇게 크지 않은 생산량에도 엔비디아 같은 핵심 고객사 주문을 받아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미세공정의 핵심 장비이자 대당 수천억 원을 넘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같은 고가 장비를 최소화하면서도 경쟁사 이상의 성능을 갖춘 제품을 선보인다는 점도 삼성, SK가 마이크론을 경계하는 부분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이 보유한 EUV 장비 대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한자릿수 매우 소규모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반면 SK하이닉스는 10대 이상, 삼성전자는 30대 이상의 EUV를 보유해 미세공정에 활용하고 있다.낸드 플래시 시장에서 마이크론이 의외의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삼성, SK에겐 위협요인이다. 마이크론의 이번 실적발표에서 HBM의 성장 외에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기업용SSD(eSSD) 시장에서의 성과다.마이크론은 지난 3~5월 기간 동안 eSSD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2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현재 낸드 시장 전반이 감산 기조에 돌입한지 오래인데다 수요 정체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마이크론의 2위 등극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다고 평가됐던 낸드에서도 마이크론의 잠재력이 확인됐다는 해석에도 힘이 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