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하락·출혈경쟁에 보험사 건전성 '경고등'할인율 현실화 속도 조절, 자산부채관리 규제 도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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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감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최근 시장금리 하락과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에 따른 부작용으로 건전성 우려가 커지는 보험산업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금융위와 금감원은 지난 1일 유관기관, 연구기관, 보험업계와 함께 '보험산업 건전성 TF' 1차 회의를 열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험사의 건전성 관리 강화 방안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혔다.이날 회의에서는 보험부채 평가의 핵심인 할인율 현실화 계획의 이행 방안과 보험사의 자산부채관리(ALM) 강화 방안 등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IFRS17 도입 2년 … 경쟁 과열·상품 쏠림에 건전성 하락금융당국은 2023년 IFRS17과 새로운 지급여력제도(K-ICS)가 시행된 이후 보험업계의 경영 전반에 중대한 변화가 있었다고 진단했다.특히 제도 전환기였던 2022~2023년의 높은 시장금리와 IFRS17의 구조적 특성이 맞물리면서 보험사 간 판매 경쟁이 심화되고 장기보장성 상품으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이로 인해 최근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K-ICS 비율이 동반 하락하는 등 재무 건전성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생명보험사의 K-ICS 비율은 2023년 말 232.8%에서 2025년 1분기 190.7%로 떨어졌으며,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도 231.4%에서 207.6%로 하락했다.회의 참석 전문가들은 "과도한 판매 경쟁은 일부 완화됐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 건전성 관리 체계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부채 할인율 '속도 조절' … ALM 규제 '만지작'이에 따라 TF는 첫 번째 논의 과제로 보험부채를 평가하는 기준인 '최종관찰만기(LTFR)' 확대 일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최종관찰만기는 보험부채 할인율 산정 시 국고채 수익률 등 실제 시장 데이터를 활용하는 구간으로, 이 구간이 확대될수록 보험사의 부채가 늘어날 수 있다.당국은 금리 하락기에 제도 변경 효과까지 중첩될 경우 보험사의 부담이 과도하게 커질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수용했다.회의에서는 ▲현행 계획(2025~2027년 분산 시행) 유지 ▲매년 확대 여부 결정 ▲현행보다 장기적인 분산 시행 등의 대안이 논의됐다.이와 함께 보험사의 금리 리스크 대응 능력을 근본적으로 키우기 위한 '자산-부채관리(ALM)' 강화 방안 도입도 제안됐다.해외 주요 보험사들이 자산과 부채의 만기 격차(듀레이션 갭)를 0.1년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과 달리 국내 보험사들은 이 구조가 취약하다는 판단에서다.구체적으로는 감독규정에서 허용되는 듀레이션 갭의 범위를 정하고 준수 의무를 부과하거나, K-ICS 제도상 관련 평가 항목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금융위와 금감원은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할인율 현실화 일정과 ALM 강화 방안을 오는 8월 중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금융당국은 "건전성 관리를 엄격히 강화하되, 보험사들이 과도한 부담에 노출되지 않도록 적절한 시행 속도를 유지하고 필요한 규제 개혁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향후 TF는 ▲기본자본 규제 도입 ▲보험사 정리제도 개선 ▲계리가정 선진화 로드맵 등을 순차적으로 논의하며 보험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해 나갈 방침이다.또한, 요양이나 헬스케어 등 보험과 시너지가 큰 분야로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등 수익 기반 다변화 방안도 함께 모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