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2190억달러 빅파마의 이탈 조짐 … 영국 증시 충격 불가피美 매출 비중 42%·35억달러 투자 … "FDA 접근성·가치 평가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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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영국 글로벌 빅파마 양대산맥 중 하나인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으로의 주식 이전 상장을 추진한다.3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영국의 대표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주식 상장을 런던에서 미국으로 이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 타임스는 익명의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아스트라제카 파스칼 소리엇 CEO가 이전 상장은 물론 미국에 사업 기반을 두는 것까지 논의했다고 밝혔다.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로이터, 블룸버그, 가이언, CNBC 등 주요 매체와 피어스파마 등 제약전문지에서도 주요 뉴스로 소개했다. 여러 매체들은 아스트라제네카에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회사는 논평을 거부했다.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은 "아스라제네카의 미국으로의 상장 이전은 영국 정부의 반대에 부딪힐 것이 거의 확실하지만 공식적으로 그 이전을 막을 권한은 없다"고 언급했다.13년 동안 아스트라제네카를 이끌어 온 소리엇 CEO는 영국 정부의 의약품 규제 당국이 승인 가격 책정을 처리하는 방식에 불만을 품고 종종 영국 정부와 실랑이를 벌여왔다.특히 지난해 11월 소리엇은 영국 국립보건의료우수연구소(NICE)가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 산쿄(Daiichi Sankyo)가 제휴한 블록버스터 의약품 엔허투(Enhertu)를 비용 문제로 거부했을 때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 올해 1월에는 잉글랜드 북부에 있는 백신 제조 공장에 4억 5천만 파운드를 투자하려던 계획을 영국정부 지원 삭감을 이유로 폐기했다.업계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에 이전 상장함으로써 런던 증권거래소와 영국 주식 시장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아스트라제네카는 시가총액이 2190억 달러에 달하며 영국 거대 화학 기업인 린데(Linde)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쉘, 유니레버, 롤스로이스와 같은 기업보다도 덩치가 크다.현재 영국에는 아스트라제네카 외에 글로벌 빅파마로 분류되는 회사는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 한 곳뿐이다.아스트라제네카는 이미 미국과 강력한 재정적 유대를 맺고 있다. 2024년 기준 전체 제품 매출 509억 달러 중 42.6%에 해당하는 217억 달러가 미국 시장에서 발생했고, 유럽 비중은 21.2%(108억 달러)에 불과했다.또한, 작년 11월에는 미국 내 바이오의약품 및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시설에 총 35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미국 제약협회(PhRMA)에 재가입하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향후 미국 증시에 상장할 경우 높은 기업가치(valuation), FDA와의 전략적 접근성 등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이다.아스트라제네카와 협력 관계에 있는 국내 기업 중 대표적인 곳은 알테오젠이다.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바꿔주는 'ALT-B4'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3월 아스트라제네카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만 13억달러(한화 약 1조9000억원)에 달한다.구체적으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자회사 메드이뮨의 미국 법인 및 영국 법인과 각각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메드이뮨과는 1개 항암제 품목과 관련해 계약금 약 290억원과 마일스톤 약 8437억 원을 포함한 총 약 8727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영국 메드이뮨과는 2개 항암제 품목 관련 계약금 약 367억원과 마일스톤 약 1조 537억원을 포함해 총 약 1조537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