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9조원 규모 K2 전차 2차 수출 협상 마무리현지 생산·MRO 기술이전 거점 마련해 동유럽 확장 노려K2 전차 핵심 파워팩 국산화로 중동 수출 제약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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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일 강원 홍천군 매봉산 훈련장에서 열린 육군 11기동사단 주관 행사에서 K2 전차가 표적을 향해 사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로템이 폴란드와 9조원 규모의 K2전차 2차 계약 협상을 마무리하며 K-방산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계약은 현지 생산을 통해 주변국으로 방산 지도를 넓힐 수 있는 교두보로 평가되며, 글로벌 전차 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9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지난 2일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 카미슈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현대로템과 K2전차 2차 계약 협상이 완료됐으며 추후 공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구체적인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1차 계약과 마찬가지로 총 180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한국형 K2 117대와 폴란드군 요구사항을 반영한 K2PL 63대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2차 계약은 단순 전차 공급을 넘어 ▲폴란드형 K2 개발 ▲현지 생산 및 정비 ▲MRO(정비·유지보수) 기술이전 등 내용이 포함됐다. 장기적으로는 폴란드 인접국과 상호운용성 확보를 통해 동유럽 시장 수출 확대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현재 유럽 대부분 국가는 자체 전차 개발 역량이 부족해 독일산 또는 구 소련제 전차를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로 운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규 전차 도입시 주변국과 표준화 및 상호 운용성을 필수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국경을 맞댄 국가 간 무기체계 통일은 정비 효율성과 후속 군수 지원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실제로 레오파드 전차에 핵심 구동 부품을 제공하는 독일의 라인메탈은 서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생산 및 MRO 거점을 다수 확보하며 공급망을 확장해왔다.현대로템 역시 폴란드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면서, 인접국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럽 내에서 ‘EU산 무기 우선 도입’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K2PL을 폴란드에서 생산함으로써 블록화 움직임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 같은 흐름은 EU의 재무장 계획과 나토(NATO) 회원국들의 국방비 지출 목표 상향 기조와 맞물려, 향후 추가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실제로 슬로바키아는 폴란드와 국방 협력 의향서를 체결한 뒤, 104대 규모의 주력 전차 도입 사업에서 폴란드 현지 생산 K2 전차를 유력 후보로 검토 중이며, 루마니아 등 다른 동유럽 국가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현대로템은 국내 협력사와 함께 전차의 핵심 동력장치인 파워팩(엔진+변속기)의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그동안 독일산 변속기를 사용해 수출에 제약이 있었던 중동 지역에 수출 가능성을 높인 부분도 회사 입장에서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무기 구매국이 필요로 하는 수출금융의 원활한 지원을 위해 정부도 적극 지원에 나섰다.정부는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기업들을 통해 현대로템의 K2 전차 폴란드 2차 수출에 관한 금융 지원을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방산 4대 강국이라는 목표 달성을 이끌 방산 육성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고 ‘방산수출진흥전략회의’ 정례화도 검토해달라”고 지시하며 K-방산 지원 의지를 밝혔다.장원준 전북대학교 방위산업융합과정 교수는 “현재 K-방산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가성비, 신속 납기에 현지화 전략을 더해 방산 협력 모델을 고도화하고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