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생산기술원,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 착수차세대 HBM 블루오션… "2028년 완료 목표 개발"반도체 포기 후에도 온디바이스 칩 개발 이어와단순 사업 다각화 그칠수도… B2B 확대는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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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그룹ⓒ뉴데일리DB
LG전자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적층 장비인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도체 장비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실제 양산까지 이뤄지는 경우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는 SK하이닉스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14일 LG전자에 따르면 생산기술원은 최근 차세대 HBM 제조 핵심장비인 하이브리드 본더 프로젝트를 공식화하고 개발에 들어갔다. 개발 완료 목표 시점은 2028년이다.하이브리드 본더는 HBM에 들어가는 여러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하나로 엮어주는 장비다. 현재 주력인 열 압착(TC) 본더는 범프(납땜 돌기)를 이용해 물리적으로 연결하지만, 하이브리드 본딩은 기판없이 칩과 칩을 직접 연결해 쌓는 방식이다. 칩 두께가 줄고, 데이터 이동 속도가 빨라지는 데다 발열과 전력 소모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차세대 HBM에서 꼭 도입해야 할 혁신 기술로 평가받는다.LG전자 생산기술원은 기존에도 반도체용 패키징이나 검수 장비 등을 개발해 공급해왔다. 그러나 당분간 HBM 수요가 줄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용화 되지 않은 하이브리드 본더 시장에서 가능성이 있다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LG전자는 과거 반도체사업을 포기했지만 TV 등 가전제품의 온디바이스 자체 반도체를 개발하는 등 관련 인력과 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장비 시장에서도 빠르게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상황이다.여기에 기업간 거래(B2B) 가속화라는 LG전자와의 비전과도 잘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전체 매출 가운데 B2B 매출 비중을 지난해 35%에서 오는 2030년까지 4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 공언한 바 있다. 이에 최근 전장은 물론 냉난방 공조(HVAC) 등 사업에 힘을 실어 키우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더 장비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사업화하는 경우 목표를 앞당길 수 있다.일각에서는 LG가 반도체사업 부활에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직접 기판을 만드는 기술이 아닌 만큼 단순 포트폴리오 다각화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LG전자를 비롯한 일부 계열사들이 온디바이스칩과 관련한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간접적 기술 활용을 통한 시너지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하이브리드 본더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SK하이닉스도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양산 예정인 7세대 HBM인 HBM4E부터 하이브리드 본딩을 도입하겠다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20단 이상으로 추정되는 8세대 ‘HBM5’부터는 SK하이닉스가 완전한 하이브리드 본딩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그러나 앞서 말했듯 아직까지 하이브리드 본더 시장은 아직 개화하지 않았다. 네덜란드 베시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 글로벌 장비사가 하이브리드 본더 관련 주문을 받은 상황이고,국내에서는 기존에 TC본더를 공급해온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등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한미반도체는 2029년 양산을 목표로 내걸고, 건설 중인 인천 7공장을 하이브리드 본더 전용 생산 라인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상태다. 한화세미텍도 하이브리드 본더 장비 개발을 위해 전담팀을 신설하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LG전자가 뛰어드는 경우 발주를 해야하는 SK하이닉스는 공급망 다변화는 물론 납기, 가격 등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업계 관계자는 “LG전자 생산기술원의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은 아직 사업화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사업화)검토 단계이지만 만약 수율을 잡고 양산까지 성공하는 경우 기업가치 제고는 물론 시장 재편 효과 등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