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장 초반 SK하이닉스 30만원 재돌파 … 2거래일 연속 30만원대 엔비디아 훈풍에 증권가 SK하이닉스 목표주가 줄상향 삼성전자 주가 0.88% 하락 중 … 6만2000원대 지지부진 흐름 지속증권가, 삼성전자 2분기 어닝쇼크에도 주가 선방 평가 … 바닥 찍고 반등 점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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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파트너인 엔비디아의 상승랠리 속에 국내 반도체 대형주 SK하이닉스가 2001년 사명 변경 이후 최초로 30만원대을 안착이 기대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6만원대 초반에서 고전하는 양상을 지속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87% 상승한 3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중 한때 30만2500원까지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1일 사상 처음으로 장 중 30만원을 터치하면서 이날까지 2거래일 연속 장 중 30만원대에 움직이고 있다. 이날 장 마감까지 30만원대를 지킨다면 이날 처음으로 종가 기준 '30만닉스'를 기록하게 된다. SK하이닉스가 30만원대를 돌파한 건 현대전자에서 '하이닉스반도체'로 사명을 변경(2001년 3월)한 이후 처음이다. 

    SK하이닉스 강세는 미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4거래일 연속으로 오르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지난 9일 장중 첫 4조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오는 9월 중국 시장 전용 인공지능(AI) 칩을 출시할 계획이 알려지면서 지난 10일 종가 기준도 4조 달러를 넘어섰다.

    엔비디아의 HBM3E 12단 수요를 사실상 독점 중인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수혜를 고스란히 받으면서 지난달부터 이달 11일까지 한 달여 만에 무려 44% 급등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1위는 SK하이닉스로, 1조5996억원어치 사들였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추가 상승 여력을 높게 점친다. 지금의 주가 상승세는 저평가된 주가를 정상화한 것일 뿐 실적이 밸류에이션에 다 반영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29만원에서 36만원으로, 현대차증권은 28만원에서 32만5000원으로 목표주가를 높였다. 신한투자증권은 38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시장은 SK하이닉스의 견조한 실적에 주목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매출 추정치는 전년 대비 24.4% 늘어난 20조4385억원, 영업이익 추정치는 63.2% 늘어난 8조9230억원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은 그간 비정상적이었던 주가 저평가가 정상화되는 구간이었다"며 "지금부터는 내년 실적 성장 기대가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내 시가총액 1위이자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다소 답답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50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88% 하락한 6만2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21년 9만6800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젠 겨우 '6만전자'를 버티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1년 넘게 엔비디아 HBM3E 12단 제품 인증을 통과하지 못한 점이 주가를 발목잡고 있다. 특히 HBM 엔비디아 납품이 늦어지면서 쌓인 재고 처리 비용에, 메모리 실적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공급망 합류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UBS 등 글로벌 투자은행은 삼성전자의 HBM3E 12단 제품 인증이 올해 4분기까지 연기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지난 8일 발표한 2분기 '어닝쇼크'에도 6만원대를 지키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55.9% 급락한 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부진한 실적에도 6만원대를 방어하면서 주가는 선방 중이라는 평가다. 실적 발표 직후 3조9000억원어치의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발표한 게 주가 하락을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가 AMD와 브로드컴에 HBM3E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하반기 실적 반등 기대감을 키운다. 증권가에선 2분기 실적과 주가가 바닥을 찍었고 3분기 이후 성수기 효과와 반도체 실적 정상화 등을 고려하면 브이(V)자 회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실적은 2분기 저점을 기록한 뒤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메모리 가격 상승과 더불어 가동률 회복에 따른 파운드리 적자 축소가 나타나며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중심의 실적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주가 상승세가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자사주 매입이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주가의 저점이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주가의 상승 탄력이 더 강해질 수 있는 시기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