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레버, AI 기반 인하우스 디자인 허브 '스케치 프로(Sketch Pro)' 선봬"소셜 트렌드 빠르게 캐치해 브랜드 노출 22.5% 증가"전체 마케팅 예산 50% 소셜미디어에 집중 투자, 인플루언서 협업도 확대
  • ▲ 유니레버의 AI 기반 디자인 유닛 '스케치 프로' ©유니레버
    ▲ 유니레버의 AI 기반 디자인 유닛 '스케치 프로' ©유니레버
    지난 1930년 설립된 글로벌 소비재(CPG, Consumer Packaged Goods) 기업 유니레버(Unilever)가 생성형 AI(인공지능) 기반의 인하우스 디자인 센터 '스케치 프로(Sketch Pro)'를 구축하고 '소셜 퍼스트(social-first)' 전략 강화에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퍼실(Persil/Omo)', '컴포트(Comfort)', '씨아이에프(Cif)', '도메스토스(Domestos)' 등 다양한 홈케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유니레버는 오랫동안 TV 광고 중심의 브랜드 전략을 고수해왔지만, 최근 들어 방송과 케이블 TV를 외면하는 젊은 소비자층이 늘어나면서 마케팅 전략을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긴 제작 시간이 필요한 TV 중심의 콘텐츠 구조로는 짧고 빠르게 소비되는 소셜미디어 기반 콘텐츠의 트렌드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유니레버는 브랜드 콘텐츠 생산 방식을 디지털 플랫폼 중심으로 전환해 민첩한 콘텐츠 제작과 실시간 피드백 반영이 가능한 마케팅 체계를 확립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니레버는 인터퍼블릭그룹(IPG) 산하 크리에이티브 프로덕션 에이전시인 IPG 스튜디오(IPG Studios)와 손잡고 '스케치 프로'를 설계했다. '스케치 프로'는 유니레버의 AI 기반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제작 핵심 부서로, 구글의 실사형 AI 비디오 생성 툴 'Veo 3'를 포함한 다양한 생성형 AI 툴을 활용해 빠른 아이데이션과 콘텐츠 제작·배포 등을 지원한다. 유니레버는 '스케치 프로'를 통해 홈케어 브랜드용 콘텐츠를 기존보다 3배 빠르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리오 두기(Mario Dughi) 유니레버 글로벌 마케팅 디렉터는 "IPG와의 파트너십은 유니레버의 디자인 자산을 빠르게, 그리고 문화적 맥락에 맞춰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준다"며 "이는 소비자들이 오늘날 홈케어 카테고리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반영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스케치 프로'를 활용한 소셜 전략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자카르타에서는 올해 라마단 기간 동안 틱톡에서 린소(Rinso)와 선라이트(Sunlight) 브랜드의 소셜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해 '스케치 프로'를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배포했고, 그 결과 브랜드 노출이 22.5% 증가했다.

    현재 '스케치 프로'는 런던, 상파울루, 뭄바이, 자카르타 네 개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오는 2026년까지 21개 시장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유니레버는 비용 효율성과 마케팅 민첩성을 높이기 위해 생성형 AI 기술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3월, 에시 에글레스턴 브레이시(Esi Eggleston Bracey) 유니레버 최고성장·마케팅책임자(CGMO)는 도브(Dove) 브랜드 제품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생성형 AI로 구현해 다양한 채널에 맞춰 빠르게 확장하는 전략을 소개했다. 

    '디지털 트윈'이란, 실제 제품과 동일한 형태·색상·라벨 등을 갖춘 3D 혹은 2D 디지털 자산으로 소셜미디어와 이커머스, 광고 등 다양한 채널에 맞게 이미지를 쉽게 조정하거나 변형할 수 있어 제품을 매번 새로 촬영하거나 디자인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특히 콘텐츠 제작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유니레버는 향후 전체 마케팅 예산의 50%를 소셜미디어에 집중 투입하고, 인플루언서와의 협업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유니레버의 '스케치 프로' 론칭은 단순한 AI 제작 툴 도입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들이 크리에이티브 전략의 중심축을 '소셜 퍼스트'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